트럼프, '마약 카르텔 공모' 온두라스 前대통령 전격 사면

온두라스 대선 직후 단행…NYT "트럼프에 보낸 4쪽 편지 영향"
'베네수엘라 압박과 모순' 지적에 백악관 "대통령 고유 권한"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 밀매 혐의로 4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했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 백악관은 전날(1일)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사면을 승인했다고 확인했으며, 에르난데스 측 변호인은 그가 이날 웨스트버지니아주 헤이즐턴 연방교도소에서 즉시 풀려났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마약 밀매 조직과 결탁해 콜롬비아 코카인을 미국으로 보내는 데 관여하고, 이를 통해 받은 돈을 대선 자금 등으로 쓴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됐다.

수사 자체는 트럼프 1기 이전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진행됐으며, 지난해 6월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은 그에게 징역 45년형을 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해 "전면적이고 완전한 사면을 부여할 것"이라면서 "에르난데스는 매우 가혹하고 부당하게 대우받아 온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방침 게시글은 에르난데스가 트럼프에게 보낸 4쪽 분량의 편지가 전달된 후 몇 시간 후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편지에서 에르난데스는 자신을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 박해' 피해자로 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석방은 온두라스 대선 직후 이뤄졌으며, 트럼프는 우파 국민당 후보인 나스리 아스푸라를 지지해 왔다. 아스푸라는 자유주의 성향의 나스랄라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밀매 조직 선박이라는 명분으로 폭파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마약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대표적 인물을 사면하는 것은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관련 질문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과잉 기소였다"면서 "대통령은 많은 사람의 우려를 들었고, 헌법에 따라 자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누구에게든 사면할 권한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