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정권교체' 트럼프 행동 전운…美외교지 "이라크전 잊었나"

포린폴리시 "美, 120년간 외국 정권 수반 35명 전복…대체로 재앙적"
"베네수는 파나마가 아냐…과거 美 오만의 결과 매우 치명적"

지난 11월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추수감사절을 맞아 격려차 미군 장병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2025.11.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을 위해 베네수엘라를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미국이 주도하는 외국 정권교체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FP는 1일(현지시간) "미국이 주도하는 정권교체는 대체로 재앙적이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알렉산더 다운스 조지워싱턴대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미국이 "지난 120년간 35명의 외국 정권 수반을 전복시켰다"며 미국을 "정권 교체 분야의 세계 최강국"이라고 비꼬았다. 35건 중 20건은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발생했다.

미국은 1816~2011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강제적인 정권교체 사건 120건 중 약 3분의 1을 주도했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정권 교체 사례 중 3분의 1은 내전으로 이어졌다.

칼럼 저자인 엘렌 크니크메이어 전 AP통신 서아프리카 지국장은 가장 최근의 미국 주도 정권교체의 실패 사례로 이라크 전쟁을 들었다. 당시 미국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잘못된 주장을 근거로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켰다. 그러나 치안 공백이 발생하면서 이란 지원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와 수니파 반군 단체 간의 세력 다툼이 시작됐고, 그 결과 이란이 세력을 확장하고 이슬람국가(IS)가 부상하게 됐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1991년 미국이 파나마의 군사정부를 전복시키고 민주 정부를 세운 사례를 든다. 하지만 다운스 교수는 파나마의 영토와 인구는 베네수엘라에 비해 작고, 베네수엘라와 달리 미군도 주둔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사례라고 반박했다.

정권 교체 이후 베네수엘라를 효과적으로 이끌 야권 지도자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국제안보 저널 편집장인 재클린 헤이즐턴은 올해 노펠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 마두로가 수년간 쌓아온 국가 기관에 대한 지배력을 깨고 친마두로 세력을 제압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운스 교수는 "정권 교체 문제의 핵심은 그 이후를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사고방식이 얼마나 만연한지 놀랍다"고 지적했다.

크니크메이어도 "과거의 실패는 미국인들에게 오만의 결과가 개인적 차원과 국가적 차원 모두에서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상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