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도 밀리는데 대학 졸업장 무슨 의미"…美 63% "가성비 없어"
'학비 부담 증가' 등 원인…33만 "비용 대비 가치 있어"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인 대다수는 4년제 대학 학위가 비용 대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돼 지난달 28일 발표된 미국 NB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 63%는 학사 학위가 "비용 대비 가치가 없다"는 문항을 골라 "비용 대비 가치가 있다"고 답한 33%를 크게 앞섰다.
대학 학위에 회의적인 응답은 수년간 계속해서 증가했다. 2017년 NBC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49%가 학위가 가치가 있다고 답했고 4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2013년 CNBC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53%는 학위가 가치가 있다고 답했고, 40%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대학 학위를 가진 응답자 중 약 46%만이 학위가 비용 대비 가치가 있다고 봤다. 학위가 없는 응답자는 71%가 4년제 학위가 비용 대비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NBC의 조사를 실시한 하트리서치의 여론조사 전문가 제프 호르윗은 "미국인들은 대학 학위를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상으로 여겼지만, 이제 그 약속이 의문시되고 있다"며 "놀라운 점은 학위가 없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NBC는 응답자들이 4년제 학위의 가치가 떨어진 주된 이유로 비용 상승을 꼽았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학사 학위 취득에 드는 평균 비용은 지난 20년 동안 2배 증가해 연간 3만 8000달러(약 5600만 원)가 넘었다. 학자금 대출 총액은 거의 2조 달러(약 2930조 원)로 급증했다.
전문학위를 취득한 뒤 디트로이트에서 바텐더로 근무하는 제이컵 케네디(28)는 NBC 뉴스에 "비용이 가치를 압도한다"며 "엄청난 학자금 대출을 안고 학교에 다니지만, 대학 졸업 후 얻는 직업으로는 그 빚을 갚을 수 없으므로, 그 빚을 갚을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프레스턴 쿠퍼 미국기업연구소(AEI) 수석연구원은 "어떤 사람들은 학업을 중단하기도 하고, 노동시장에서 그다지 가치 있는 학위를 받지 못하기도 하고, 학위를 따느라 너무 비싼 값을 치르기도 한다"며 이러한 사례들이 대학 학위가 항상 이익이 된다는 오랜 믿음에 균열을 냈다고 설명했다.
또 인공지능(AI) 등장 후 학위만으로 직업 안정성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생각이 확산하면서 대학 졸업장에 대한 회의감이 커진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채용플랫폼 인디드(Indeed)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들은 약 30%는 AI 때문에 자신의 학위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Z세대의 경우 이 수치는 45%로 급증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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