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세계대전 다 겪은 거북이, 141살로 美 동물원서 안락사
갈라파고스 거북이 '그래마', 최근 뼈 질환 악화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141살로 추정되는 갈라파고스 거북이 '그래마'(Gramma)가 투병 끝에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쳤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그래마가 지난 20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래마를 돌보던 야생동물 전문 의료진은 거북이가 오랫동안 시달리던 뼈 질환이 최근 악화하자 작별 인사를 결정했다.
그래마는 원래 서식지인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1884년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1928~1931년 사이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온 그래마는 인류 역사의 희로애락을 묵묵히 지켜봤다.
이 거북이가 살아있는 동안 20명 넘는 미국 대통령이 나왔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여러 세대의 사육사와 방문객들이 그래마를 만나 시간을 뛰어넘는 추억을 공유했다.
동물원 측은 "그래마는 조용하지만 늘 존재했다. 역사의 증인이자 사랑받는 아이콘"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와 본 그래마를 아이들과도 보러 갔었다", "1960년대 동물원에서 내가 등에 탔던 그 거북이인가"라며 그래마와의 기억을 돌아봤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 해안에 있는 화산섬이다.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1835년 이 지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토종 동식물을 연구한 뒤 진화론을 발전시켰다,
현존하는 최고령 거북이 겸 육지 동물은 남대서양 세인트헬레나에 사는 세이셸코끼리거북 '조나단'으로 19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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