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소매판매 0.2%↑…고물가·고금리에 4개월만에 최저
월가 전망치 0.4% 크게 밑돌아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지표 발표 한 달 이상 지연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 증가)에 못 미치는 수치로, 4개월 만의 최저치다.
변동성이 큰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 역시 0.3% 증가에 그치며 예상치 0.4%를 밑돌아 소비 둔화 우려를 키웠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여름철의 과열 양상에서 벗어나 점차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와 관세 부담이다. 식료품과 임대료 등 생활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리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다.
실제로 관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 부품과 전자제품, 의류 등의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졌다. 주식 시장 호황 등으로 자산이 늘어난 고소득층은 견조한 소비를 이어가는 반면, 저소득층은 필수품 외 지출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른바 'K자형 소비'가 나타났다.
월마트 등 주요 소매업체들은 최근 소비 증가를 고소득층이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시장 둔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월 실업률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등 고용 불안이 커지며 향후 소비 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번 9월 소매판매 지표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한 달 이상 늦게 발표됐다.
한편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시작되는 연말 쇼핑 시즌의 소비 실적이 미국 경제의 4분기 성장률과 내년 경기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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