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 첫 만남에도…맘다니 "트럼프 여전히 파시스트라 생각"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파시스트"이자 "독재자"라고 규정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 백악관에서 두 사람이 예상외로 우호적인 만남을 가진 지 며칠 만에 나온 발언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맘다니는 이날 미국 NBC 방송의 '밋더프레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시스트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나는 과거에 그렇게 말했고 오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역시 "나는 내가 과거에 말한 것을 지금도 그대로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치에서 의견 차이를 회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선 연설에서도 "뉴욕은 정치적 어둠 속에서 빛을 보여줬다"며 트럼프를 겨냥했다.

트럼프도 맘다니를 "공산주의 광인"이라 부르는 등 강한 비난을 이어온 상황에서 두 사람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만났다. 이들의 만남은 화기애애했고 주택, 물가, 생활비 문제 등 현안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뉴욕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며 분위기는 예상보다 부드러웠다. 트럼프는 "그가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도 했다.

맘다니는 트럼프를 만나고 온 이틀만인 이 NBC 인터뷰에서 과거 발언을 철회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파시스트, 독재자 등의 표현을 본인 입으로 직접 하지도 않았다. 이는 지지층에게는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트럼프와는 대립과 협력을 동시에 하고 싶어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맘다니는 "대통령이 내게 각료실을 안내하며 전직 대통령들의 초상화를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의견 차이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실질적 성과를 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례적으로 유임을 결정한 제시카 티시 뉴욕시 경찰청장에 대해 "범죄를 줄이고 고위층의 부패를 뿌리 뽑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케빈 해싯 위원장은 "맘다니가 경찰청장을 유임해 줘서 정말 안심된다. 이전 뉴욕 행정부에서는 법과 질서가 정말 엉망이 되는 것을 보았다”며 맘다니 결정을 환영했다.

맘다니는 내년 1월 1일 뉴욕시장에 취임해 4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