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500억불 대미투자 팩트시트 발표…年200억불 한도 명시

1500억달러 '조선업 특화', 2000억달러 '전략적 투자'는 별도 MOU
韓핵잠 건조 공식 승인…"韓 우라늄농축·핵연료재처리 지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김지완 기자 = 미국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한국의 조선업 분야 1500억 달러 투자를 포함해 한미 양국이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되, 한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의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이번 팩트시트는 지난 7월 30일 한미 간 첫 무역합의와 8월 25일과 10월 29일 각각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후속합의 내용을 포함해 처음으로 양국 간 합의를 문서화해 발표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팩트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강인함과 지속성을 반영하는 7월의 '한미 전략무역·투자협정'을 역사적 발표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협정에 따른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는 1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의 조선산업 투자가 포함돼 있으며, 양국은 이를 '인가된 투자'라고 부르기로 했다.

또 '전략적 투자'라고 부르기로 한 나머지 2000억 달러에 대해서는 양국 대표가 양해각서(MOU)를 추가로 체결하기로 했다. MOU에 따른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있어서는 한국의 연간 투자액이 200억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은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대량 매수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달러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달러를 대량 매입해 발생하는 원화 약세를 피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MOU 상의 약속 이행이 한국 원화의 무질서한 변동 등 시장 불안정을 초래할 경우가 있을 경우 한국이 자금 조달 금액 및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한국의 투자에 대한 대가로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또는 최혜국(MFN) 관세율 중 더 높은 쪽 또는 15%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25%의 품목 관세가 부과된 한국산 자동차, 차부품, 목재 등에 관세는 15%로 낮추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결단의 책상'에 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8.31/뉴스1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News1 류정민 특파원

팩트시트에는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1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투자가 원활히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한항공은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이 장착된 보잉 항공기 103대(360억 달러 규모)를 주문하기로 했다. 이 계약에는 보잉 737맥스, 787 드림라이너, 777X 여객기 및 화물기가 포함되며, 이를 통해 대한항공의 2025년 발주량은 150대를 넘어선다.

또 한국 정부는 미국 주 정부들과 협력해 매년 미국 기업(중소기업 포함)의 한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연례 박람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상호무역촉진을 위해서는 연말까지 한미FTA 공동위원회를 통해 비관세 장벽 해소 및 상호무역 촉진 계획을 공식화한다.

비관세무역장벽 철폐와 관련해서 한국은 미국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을 충족하는 미국산 차량이 추가 개조 없이 한국으로 수입될 수 있는 5만 대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배출가스 인증 시 미국 정부에 이미 제출된 자료만으로 인정해, 미국산 차량 수출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 농식품 분야의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해 한국은 미국과 협력하고, 유전자변형 작물 승인 절차 간소화·미국산 농산물 전담 창구 신설·미국산 육류·치즈의 명칭 보호 등을 추진한다.

디지털데이터 규제와 관련해서는 양국은 구글·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망 이용료·플랫폼법 등)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고, 데이터의 자유로운 해외 이전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디지털 콘텐츠(스트리밍·소프트웨어 등)에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영구유예 방침을 지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은 공정거래 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변호사 자문 내용을 보호하는 등 절차적 공정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한국은 특허절차 간소화 국제조약(PLT)에 가입한다.

노동권 보호와 강제노동 근절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으며, 환경 규제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협력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은 어업보조금 협정 등 환경 관련 의무를 철저히 이행한다.

양국은 △관세 회피 방지 △비시장적 관행(보조금·국가보호무역) 대응 △해외직접투자 규제 강화 △공동조달 혜택을 '동맹국 중심'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회담에 앞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동맹현대화에 있어서는 미국은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통해 한국 방위를 보장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아울러 미국은 핵 억지력까지 포함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양 정상은 핵협의그룹(NCG)을 포함한 협의 메커니즘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법적 요건에 따라 가능한 한 빠르게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군사장비를 구매하기로 약속했으며, 법적 요건에 따라 주한미군에 330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을 공유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동맹 협력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으며, 2018년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북한 정책에 대해 긴밀히 조율하기로 합의하고, 북한이 의미 있는 대화로 복귀하며,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함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일본과의 3자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두 정상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권장하고, 현상 변경의 일방적 시도에 반대했다.

특히 미국은 한국이 미국 조선 산업의 현대화 및 역량 확대를 위해, 미국 내 조선소와 인력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환영했다.

한국은 미국이 자국의 민수 및 해군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지한 것을 환영했다. 양국은 유지·보수·개조, 인력 개발,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복원력 등을 포함한 조선 분야 실무그룹을 통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상선 및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춘 군함의 수를 가능한 한 신속히 늘릴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 내에서 미국 선박을 건조할 가능성도 포함한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공식 승인했으며, 연료 공급 및 기술 요건을 한국과 함께 조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양국 간 원자력협정(123협정)에 부합하고 미국 법적 요건에 따라, 한국의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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