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잇단 '매파' 발언…"12월 금리인하 확률 이제 절반 불과"

지역 연은 총재들 연일 물가 의식해 신중 접근…"통화완화 여지 제한적"
올해 마지막 FOMC 치열한 논쟁 예고…親트럼프 마이런 이사는 '빅컷' 주장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전경. 2022.01.2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이정환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9~10일 올해 마지막 통화 결정 회의를 남겨둔 가운데 연준 '매파' 위원들이 잇따라 금리 동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감도 급속도로 줄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3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에반스빌 대학교 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더 금리를 내리는 것이 과도하게 완화적이라고 보았다.

그는 현재의 정책 금리가 "중립에 가까워졌으며, '다소 긴축적'인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목표치를 초과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도 노동시장에 일정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3% 수준으로 높다고 지적하면서도, 경제는 "상당히 회복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무살렘 총재는 다음 달 회의에서 투표권이 있다. 직전인 10월 회의에서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찬성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맥 총재는 같은 날 피츠버그 경제 클럽 행사에서 "전반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을 목표치까지 낮추기 위한 압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긴축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맥 총재는 노동 시장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12일)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그는 지역 금융 콘퍼런스에서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서 인플레이션과 고용 위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책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한동안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2차례 진행된 금리인하는 약화한 고용시장을 지원하려는 '신중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현재 금리가 다소 긴축적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치보다 높다(9월 3%)는 점을 강조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두 번째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3.75~4%로 낮췄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 이처럼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잇따르자 시장 분위기는 급속도로 악화, 뉴욕증시는 이날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CME페드워치툴에서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0.25%P 내릴 것이라는 확률은 50.7%로 내려가, 동결할 것이라는 확률 49.3%와 거의 같아졌다.

이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례 연속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연준 내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10월 FOMC 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12월 추가 금리인하를 거의 확실한 것으로 봤지만, 10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발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추가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점차 인하 전망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반면 트럼프가 임명한 세 명의 연준 이사들은 모두 추가 금리인하를 지지하는데 가장 최근 임명된 트럼프 경제책사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빅컷(0.5%P 인하)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둔화하는 고용 시장을 지탱하기 위해 선제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