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승인 없는 전쟁 안돼" 美상원 베네수 결의안 49대51로 부결

美국무·국방, 의회 찾아 기밀브리핑 진행

미국 상원 의회 전경 2021.08.11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 '전쟁권한 결의안'이 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부결됐다.

로이터,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상원은 결의안을 찬성 49표, 반대 51표로 부결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과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을 제외한 공화당 의원 5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 마약 카르텔과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며 지난 9월부터 카리브해와 태평양 해상에서 마약 밀매가 의심되는 선박을 공격했다. 현재까지 최소 17척의 선박(보트 16척과 반잠수정 1척)이 파괴되고 67명이 숨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공격 가능성을 내비치며 카리브해에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해 투입 병력을 확대하고 있다.

작전이 남미국가들과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자,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과 애덤 시프 상원의원, 공화당 폴 의원의 주도로 의회 승인 없이 해외 적대행위에 미국 관여를 반대하는 내용의 전쟁권한 결의안이 발의됐다.

투표에 앞서 케인 의원은 "불완전한 정보와 미국 국민 앞에서의 충분한 논의 없이 우리 아들딸들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며 "동료 의원들이 우리와 함께 헌법적 의무를 되찾고, 의회의 표결 없는 전쟁에 반대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테지만, 표결은 상원의원들에게 미군 개입에 따른 우려를 공식적으로 기록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팀 케인(민주당-버지니아) 상원의원(오른쪽)과 애덤 쉬프(민주당-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2025년 11월 6일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과 펜과 메모지를 이용한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 AFP=뉴스1

로이터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표결 전날 여야 의회 지도부를 찾아 기밀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에서 이들은 현재 베네수엘라 공격 계획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이들이 마약 밀매선 공격의 합법성만을 설명했을 뿐 베네수엘라 지상 공격을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양당 의원들은 사망자 신원, 마약 밀매 증거, 군사력 증강 비용, 행정부의 장기적인 라틴 아메리카 전략과 같은 정보가 거의 제공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결의안 표결 전 토론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 상원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결의안을 발의했던 케인 의원과 시프 의원은 6일 기자들에게 투표 후 다른 결의안을 시도하는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에도 미국 상원은 베네수엘라 선박 공격을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48표, 반대 51표로 부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