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부 WB 부총재 "12월 송도에 디지털 지식센터 개소…한국형 모델 전수"

"韓, 디지털 전환으로 선진국 도약…기술·시스템·정책 3박자 갖춰"
"데이터·AI로 바뀌는 개발협력 패러다임 전환…'스몰 AI'부터 협력"

김상부 세계은행 부총재가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세계은행(WB·World Bank) 한국 특파원들과 올 12월 인천 송도에 개소 예정인 세계은행 디지털 지식센터 설립 취지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5.10.28.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오는 12월 송도에 세계은행(WB)의 디지털 지식(knowledge) 센터가 오픈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선진적인 디지털 기술, 시스템, 정책까지 3박자를 개도국에 전수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김상부 세계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세계은행 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인천 송도에 개소할 예정인 세계은행 디지털 지식센터 취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재는 "개도국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사례를 보여줬다"면서 "한국의 경험은 저개발국이 중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중진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디지털에 있다는 희망 역시 갖게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기업과 정부 정책, 다양한 사례들을 모아 분석하는 연구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김 부총재는 디지털 전환이 인프라 보급에 더해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발 협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도국이 선진국 중심의 '빅 AI' 인프라를 갖추기 어렵다면, '스몰 AI' 적용형 모델, 예를 들어 농업, 보건, 교육 분야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분야를 발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김 부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 송도에 세계은행 디지털 지식센터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한국은 기술·정책·시장 역량의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정부의 선진적 정책, 세계적 수준의 기업, 그리고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국민이 있다. 특히 저개발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디지털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은 경험은 다른 나라에 희망이 된다.

―송도 센터의 성격은.

▶교육기관이라기보다 연구·분석 기능이 중심이다. 한국의 다양한 정책과 기업 사례를 모아 분석하고, 이를 개도국 현실에 맞게 전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센터 개소 시점은.

▶아직 확정된 날짜는 없지만 12월 중 개소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개도국의 디지털 전환, 특히 인공지능(AI) 개발 협력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인가.

▶AI를 통한 개발 협력은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데이터센터와 인프라를 갖춘 '빅 AI' 모델인데, 여기에는 굉장히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스몰 AI라고 할 수 있는데, 우선은 이 분야에서 사업 발굴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농부가 병충해 사진을 찍어 AI에 진단받거나,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간단한 AI 진단 애플리이션을 활용한 방식의 협력이 가능하다.

―디지털·AI 격차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85~90%가 선진국에 있다. 반면 저소득국의 AI 활용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술 이전뿐 아니라 정책, 규제, 인재 양성까지 종합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의 디지털 생태계가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특정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는 개도국들이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이다.

―한국 정부와의 협력은.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송도 센터는 한국의 경험을 지식화해 전 세계로 전파하는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상부 세계은행 부총재는

김상부(52) 세계은행(WB·World Bank) 부총재는 2024년 9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은행 부총재직에 올랐다. 현재 세계은행 내에서 디지털·AI 부문'을 총괄하며 개도국의 디지털 전환, 데이터 활용, 인공지능(AI) 기반 개발 협력 정책을 이끌고 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