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레이건은 관세 사랑해…캐나다, 판결 영향 미치려 속임수"(종합)

1987년 '자유무역 옹호' 레이건 내레이션 삽입한 온타리오주 광고에 '속임수' 주장
카니 총리 "우린 협상 준비돼 있어"… 백악관 "대통령, 캐나다와 협상서 좌절감 누적"

백악관 오벌오피스(미 대통령 집무실)에 걸려 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앞에 서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캐나다가 속임수를 썼고, 발각됐다"라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인용한 광고 게재를 재차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사기적으로 로널드 레이건이 관세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냈다"면서 "사실 그는 우리나라와 국가안보를 위해 관세를 사랑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캐나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판결 중 하나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에 불법적으로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캐나다의 해당 광고가 내달 5일 연방 대법원이 구두 변론 심리를 열 예정인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른 관세부과의 위법성 소송 최종심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캐나다는 오랫동안 관세 부문에서 부정행위를 해왔으며, 우리 농민에 최대 400%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라고 주장하면서, "이제 그들과 다른 나라들은 더 이상 미국을 이용할 수 없다. 이 사기를 폭로해 준 로널드 레이건 재단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로널드 레이건 재단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내용을 담은 가짜 광고를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발표했다"면서 "광고 가격은 7500만 달러였다. 이들은 미국 대법원과 다른 법원의 판결을 방해하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저질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들의 악랄한 행위로 인해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은 즉각 중단된다"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고 있는 광고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제작해 방영된 것으로, 1987년 4월 25일 송출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내레이션으로 사용한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의 연설은 나카소네 일본 총리의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일본 반도체에 대해서는 관세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레이건은 연설에서 일본이 미국과의 협정을 위반하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관여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어 반도체에는 관세가 필요하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보호 무역주의의 폐해를 지적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광고는 전체 내용 중 "누군가 '외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자'고 말할 때, 그건 미국의 제품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애국적인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그러한 무역 장벽이 모든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내용을 발췌해서 내레이션을 실었다.

또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번영으로 가는 길은 보호무역적 입법을 거부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것임을 깨닫고 있다"라는 내용도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룸푸르 출국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과 철강, 알루미늄, 에너지 등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해 건설적인 협상을 진행해 왔다"면서 "미국이 준비되는 대로 양국 간 무역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같은 날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에 대해 "대통령의 좌절감이 시간이 지나며 누적됐다"면서 "(그간) 캐나다 측과 협상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87년 4월 25일 당시 대국민 라디오 연설을 하는 모습.(로널드 레이건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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