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베링 해협에 '푸틴-트럼프' 터널 짓자…머스크 함께 했으면"

드미트리예프 러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 주장
러 극동-美 알래스카 사이 최단폭 82km…"8년 내 완공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5.08.1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러시아 극동과 미국 알래스카를 잇는 '푸틴-트럼프' 철도 터널을 건설해야 한다고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가 16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주 안에 헝가리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는 "베링 해협을 통한 미·러 연결이라는 꿈은 1904년 시베리아-알래스카 철도부터 2007년 러시아 측 계획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이어진 비전을 반영한다"며 "푸틴-트럼프 터널은 철도 화물 운송으로 공동 자원 탐사를 가능하게 한다. 미·러 공동 사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러시아 국부펀드)는 미국·캐나다·러시아·중국 철도를 포함한 기존의 제안을 연구해 왔으며 가장 실현 가능한 방안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러시아의 대외 경제 전략 수립에 깊이 관여해 왔다. RDIF 대표를 지낸 그는 미·러 주요 협상 국면이면 빠지지 않고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협력을 요청하며 "푸틴-트럼프 터널로 미국과 러시아, 아메리카 대륙, 아프로 유라시아(유럽·아시아·아프리카 대륙을 통칭)를 연결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고 했다.

이어 약 112km 길이의 푸틴-트럼프 터널이 8년 안에 완공 가능하며, 머스크가 보유한 미국 인프라 건설업체 보링 컴퍼니가 개발에 참여하면 80억 달러(약 11조4000억원) 미만으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엑스에 올린 베링 해협 '케네디-흐루쇼프 세계 평화 다리' 구상 스케치. 2025.10.16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냉전 시절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옛 소련 서기장의 '케네디-흐루쇼프 세계 평화 다리' 건설이 제안된 적 있다며 관련 스케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부 추코트카와 알래스카를 잇는 베링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82km다. 최소 150년 전 부터 두 지점을 연결하자는 다양한 구상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이행된 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생산적 대화'를 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 양국 간 무역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지난 8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도 미·러 경제 협력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서방이 추가 대러 제재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의제였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러 투자 사업 협력은 잠재력이 엄청나다"며 무역·디지털·첨단 기술·우주 탐사·북극 등의 영역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