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방은행 부실 얼마나 심각하길래…대형은행 주도 일제 급락

월가 표지판 앞을 걸어가는 행인.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의 지방은행의 부실 채권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미국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16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는 0.65%, S&P500은 0.63%, 나스닥은 0.47% 각각 하락했다.

부실 채권 증가 소식으로 대표적 지방은행인 자이언스 은행은 13.14%,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10.83% 폭락하는 등 지방 은행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이에 따라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도 6.28% 급락했다.

이들 은행은 2023년 실리콘밸리 은행과 퍼스트 리퍼블릭이 파산한 후 업계에 대한 신뢰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은행이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대형 은행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웰스파고는 2.85%, 시티그룹은 3.53%, JP모건체이스는 2.34%,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52% 각각 급락했다.

자이언스 은행은 이날 자회사인 캘리포니아 뱅크 앤드 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산업 대출 가운데 5000만달러(약 709억원)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웨스턴 얼라이언스도 캔터그룹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가 파산한 탓에 지역은행인 피프티서드가 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했었다.

대형 은행은 아직 별문제가 없지만 지역은행은 부실 대출 증가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이는 과잉 대출의 초기 징후"라며 "경기 침체 시 더 큰 신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그는 이번 주 초 회사의 실적 발표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특히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이면에 바퀴벌레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부실이 모두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 증시의 낙폭은 크지 않았지만, 그의 경고처럼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경우, 그동안 감춰졌던 은행의 부실이 대거 드러나 미국 경제를 더욱 옥죌 가능성이 커 보인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