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 회장이 가자 평화회의에 왜?"…트럼프 눈도장 모으는 축구인
인판티노, 트럼프 1기 때부터 다수 행사 동석해 유대감 과시
'정치적 중립' 피파 규정 위반…"피파 임원진 우려 표명"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회장이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근 거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유대감을 쌓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14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13일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진행된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참석자 가운데 정치적 직책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 관련 고위 인사였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집트를 방문했다며 가자지구에 파괴된 스포츠 경기장 재건 지원을 약속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에 세계 지도자들과 만난 영상을 올리며 "피파가 이 자리에 참석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곳에 가는 걸 자신의 주요한 업무로 삼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2020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기업 임원들을 위한 만찬에서 연설했고, 같은 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수교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올해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고, 이 외에도 여러 차례 백악관 집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에서 미국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권을 확보한 후 인판티노 회장은 큰 후원자 중 한 명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극찬하며 가자지구 평화 노력을 인정해 노벨평화상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파는 올해 트럼프 타워에 사무실까지 열었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밀착은 논란을 부르고 있다.
피파는 축구에 대한 정치적 개입에 엄격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 피파 임원진은 비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피파는 팔레스타인축구협회가 제기한 이스라엘축구협회의 차별 위반 혐의에 대한 결정을 압박받고 있다.
앞서 팔레스타인축구협회는 2년 전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불법 점령한 이스라엘이 국제 축구무대에 참가하도록 허용하는 건 피파 규정에 위반된다며 이스라엘축구협회 활동 정지를 요구했다.
피파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인권 옹호 단체 페어스퀘어의 닉 맥기한 이사는 인판티노 회장의 이집트 방문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판티노 회장은 피파가 지지하고 법적으로 준수해야 할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모든 허울을 버렸고, 피파를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편에 굳게 서게 했다"고 강조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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