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 AI 반도체 UAE 판매 승인…2000조 대미 투자 대가

UAE, 수입하려는 반도체 가치만큼 미국에 투자하기로
백악관 "트럼프, 중동에서 중국 기술 몰아내려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의 대통령 궁에서 방명록에 서명을 하는 동안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2025.05.1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상무부가 수십억 달러 규모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을 승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 상무부 산업안전국이 지난 5월 미국이 UAE와 체결한 AI 협정 조항에 따라 엔비디아에 수출 라이선스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 5월 UAE가 향후 10년간 미국에 1조4000억 달러(약 1995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이 투자 협정은 UAE가 수입하고자 하는 미국산 AI 반도체의 가치만큼 미국에 투자하는 게 골자다.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기술적 영향력을 견제하고 미국의 AI 기술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이른바 'AI 외교'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미국은 최첨단 기술을 중동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UAE와 같은 전략적 파트너가 중국 화웨이 등과 손잡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중동에서 중국을 몰아내는 것"이라며 "이전 행정부 정책은 이들 (중동) 국가를 중국의 품으로 밀어 넣었다"고 주장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 확산 통제를 명목으로 UAE 등에 대한 반도체 판매를 제한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안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경제적 상호주의에 기반한 대규모 양자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파트너 국가의 AI 생태계에서 미국 기술이 핵심을 차지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번에 UAE에 수출되는 반도체는 아부다비에 건설될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허브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UAE는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활용해 신흥 시장을 위한 서비스형 AI 컴퓨팅 허브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다만 UAE 국영 AI 기업인 G42에 대한 반도체 수출은 라이선스에서 제외됐다. 5월 협정에 따르면 G42는 매년 첨단 AI 반도체 10만 개를 할당받을 예정이었으나, G42가 과거 중국 기술기업 및 정보기관과 협력한 정황이 있어 이번 거래에서 제외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G42는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중단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미국 기술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의 조처를 했으나 미국 당국은 더 엄격한 보안 규정과 감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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