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서 미군 철수 계획 없다…일부 재배치는 검토"

"유럽에 많은 병력 주둔하지만 기본적으로 배치 거의 확정"
"스페인만 5% 국방비 증액 미이행…나토에서 퇴출 어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025.10.09.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유럽 주둔 미군과 관련해 "완전 철수는 고려하지 않는다"면서도 지역 안보 여건에 따라 "일부를 이동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의 회담 중 '미군 일부를 유럽 영토에서 철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다만 일부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유럽에 많은 병력을 두고 있고, 병력을 약간 이동할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는 현 배치를 '거의 확정'(pretty much set)한 상태"라고 말했다.

회담에 배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비 지출 목표에 동의한 만큼 유럽 방위의 일차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이 나토를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헤그세스 장관은 "미군의 주둔 태세와 배치를 점검해 미국과 동맹에 가장 합리적인 구도를 찾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5% 목표에 동의하지 않은 국가는 스페인이라고 지적하며 솔직히 나토에서 퇴출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주일미군 등 전 세계 미국 태세를 점검하며 새 국방전략(NDS)을 수립 중이다. 특히 동맹 분담 확대가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극 안보와 산업 협력 방안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현재 단 1척의 쇄빙선만 갖고 있다"면서 총 11개 쇄빙선을 핀란드와 함께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북극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세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은 북극 항로 개척을 위한 쇄빙선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조선업이 쇠락하면서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스투브 대통령은 "핀란드는 100년 넘게 쇄빙선을 설계·건조해 왔다. 겨울에 모든 항구가 얼어붙는 나라는 핀란드가 유일할 것"이면서 "양국 협력이 전략적·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라고 화답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