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룰라 대면 정상회담 추진…아세안 정상회의서 만날 수도"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무역 협상 과정에서 거칠게 충돌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제3국에서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브라질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이 현재 대면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며 회담 장소로 제3국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대면 회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브라질 관계자들은 이달 26~2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최적의 장소로 보고 있다. 중립적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양측에 정치적 부담이 적다는 이유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해 아시아 순방에 나설 예정이어서 말레이시아 방문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룰라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했으며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 수개월 동안 관세 부과 등으로 급격히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쿠데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문제로도 갈등을 빚어왔다.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보우소나루는 지난 2022년 대선 패배 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지난 11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았다.

보우소나루와 친분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재판을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며 브라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알렉산드레 드 모라에스 대법관을 제재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를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며 갈등이 극에 달했다.

그러다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이 잠깐 만나 대화를 나누며 해빙 조짐이 나타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케미가 좋았다"며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