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대결보다 본토 방어' 美국방전략에 합참의장까지 반발

WP "내달 발표 예정 새 NDS에 軍 내부 우려"
"中과 전지구적 경쟁 대신 대만 위협만 신경…좌절감 커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미국 버지니아에 전 세계에서 복무 중인 미군 장성급 지휘관을 전원 소집한 가운데 미군 지도부가 새로운 국방전략(NDS)에 우려를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에 집중하고, 중국과의 경쟁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군사적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것을 두고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포함해 여러 지휘관의 비판이 나왔다.

NDS는 미 행정부의 국가 방위와 기본 대외전략을 정리한 지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시절인 2018년 NDS를 공개했으며, 트럼프 2기 집권 후인 지난 8월 새 NDS 초안을 마련, 최종 수정 단계를 마치고 10월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WP에 따르면 NDS 초안은 통합전투사령부, 합동참모본부 등 군 고위 지도부에게 공유됐는데, 일부 인사들은 전 세계 위기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군대에 우선순위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이 군사력을 급속도로 증강해 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력 우위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중국에 대한 전 지구적 대비에서 물러나고 유럽과 아프리카에서의 역할을 축소하면서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내부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NDS 상당 부분은 여전히 중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지만, 그 대부분은 중국과의 지구적 경쟁에 관한 내용보다는 주로 대만 공격 위협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케인 의장 역시 국방부에 이러한 우려를 공유했다.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케인 의장은 새 NDS가 중국을 억제하고, 분쟁시 필요하다면 중국을 제압할 전력을 갖추는 데 계속 집중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WP는 전했다.

국방전략의 편집 과정에 대해 잘 아는 익명 취재원들은 WP에 대통령의 외교정책 접근 방식이 매우 개인적이고 때로는 모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계획이 근시안적이고 잠재적으로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점점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문서의 내용이나 편집 과정에서 우려가 제기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대신 성명을 통해 "NDS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힘을 통한 평화'라는 의제를 추진하는 데 국방부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WP 보도를 통해 공개된 임시 NDS 지침은 중국의 대만 침공 방어와 미 본토 방어를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 세계 다른 지역에서 "위험도 감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WP는 트럼프가 미국 영토 근처의 임무에 군대를 증강하는 데 주된 초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헤그세스가 국방부에 '국경 봉쇄, 불법 대량 이주, 마약 밀매, 인신매매 및 기타 범죄 행위 등 다양한 형태의 침략 격퇴, 불법 체류 외국인 추방'을 우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는 국내외에서 군인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새로운 전략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