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4차 고위급 협상 진통…트럼프 방중·틱톡 매각 줄다리기
"틱톡 美법인, 협상 쟁점…中 수출통제 중인 추천 알고리즘이 관건"
"美, 경주 APEC서 미중 회담 원해…트럼프 방중시 틱톡·무역 등 양보 요구"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과 중국이 14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제4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관세 협상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 등 주요 현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히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 측 협상단 대표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및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국제무역담판대표) 등과 만나 약 6시간 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와 6월 영국 런던, 7월 스웨덴 스톡홀름에 이어 4번째로 마련된 고위급 무역협상이다. 앞선 회담에서 양측은 관세를 철폐·유예해 115%포인트(p)씩 낮추고 2번의 90일 휴전을 이어가며 11월 10일까지 협상 중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회담 종료 후 차량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내일(15일) 아침 (회담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측 대표단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스페인에 머물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은 그 대가로 무역과 틱톡 문제에서 중국의 실질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협상의 핵심은 미국 내 사업 운영이 위태로운 인기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의 운명이라고 WSJ은 전했다. 중국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마련된 틱톡 매각법에 따라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했는데,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매각 시한을 세 차례 연장해 오는 17일까지 유예됐다.
틱톡 미국 법인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문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강력한 추천 알고리즘이다. 매각을 승인해야 하는 중국은 추천 알고리즘 기술을 수출통제 목록에 올려놓았으며, 허용 가능성조차 내비치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가장 유력한 결과는 틱톡 미국 법인 매각 시한을 17일에서 또 다시 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 소식통은 WSJ에 "중국 정부가 매각에 유연성을 보인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성사하기 위해 필요한 양보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미중 정상회담의 유력한 장소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힘을 과시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굴욕' 같은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회담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중국은 이달 말 리창 총리를 유엔 총회에 파견해 트럼프의 방중 필요성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올해 트럼프가 중국을 방문하면 내년에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뚜렷한 양보 없이 장기간 협상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방중 자체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WSJ은 내다봤다.
오바마 행정부 국가안보 담당 고위 관료 출신인 애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할지 여부"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APEC 회의에서 만나는 건 대안이며, 중국은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위해 충분할 조건을 제시할 수 있겠나"라고 평가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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