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5000을 기대하며[시나쿨파]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마침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 한국증시에서 코스피는 1.67% 급등한 3314.53포인트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가 급등한 것은 외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이재명 정부가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을 위해 여러 시장 친화적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재명 랠리'라고 할 만하다.
이재명 정부는 주주권을 강화하고, 배당금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등 한국 증시 체질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올바른 정책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왔다. 기업 지배 구조 문제 등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이다.
이를 개선해 증시를 활성화하면 부동산 투기도 줄 터이다. 사실 최근 한국의 부동산 투기가 심각한 것은 돈이 갈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동산 투기는 백해무익이다. 집값만 올려 서민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하다.
특히 ‘하우스 푸어’(집만 있는 거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몰빵’, 소비 여력이 소진돼 전체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도 이제 선진국이다. 한국도 소비가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시기가 온 것이다. 미국은 경제 성장의 70%가 소비다.
소비가 경제 성장의 주력이 돼야 할 시점에 큰 비용이 드는 부동산 투기는 소비를 막아 전체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는 망국의 지름길이다.
증시 투기도 문제가 있긴 하다. 그러나 증시는 최소한의 순기능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새싹 기업)에 종잣돈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증권 시장이라는 시스템 때문이다.
예컨대, 빌 게이츠라는 청년이 “컴퓨터가 개발됐으니, 나는 그 운용체계(OS)를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자 미국의 투자자들은 "좋은 생각이다. 한번 해보라"며 주식을 사줬다.
게이츠가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자 MS는 고액의 배당을 하는 방법으로 투자자들에게 보답했다.
이러한 선순환이 지속됨에 따라 미국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뉴욕증권거래소(NYSE)다. 따라서 NYSE를 미국 자본주의 심장 또는 상징으로 간주한다. NYSE가 미국 자본주의의 성지인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증시 개혁으로 코스피 5000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1만 선까지 돌파하려면 기업 지배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유독 한국 기업들은 대물림에 집착한다. 필자는 20년 이상 국제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글로벌 기업이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준 사례는 단 한 건도 보지 못했다.
창업자가 은퇴할 때 당시 경영진에서 가장 능력 있는 후배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자신은 은퇴한다. 이후 경영에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
은퇴해도 주요 주주로 천문학적 배당금을 받기 때문에 자손 대대로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다.
만약 기업 지배 구조까지 혁신적으로 개선된다면 코스피 1만도 가능할 터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유독 대물림을 고집하는 한국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코스피 1만이 아니라 5000만 돌파해도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와 증시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오랜만에 실물 경제를 아는 대통령이 탄생한 것 같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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