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권력다툼 폭발…베선트, 주택청장에 "처맞을래" 폭언

워싱턴 사교클럽서 충돌…주택금융기관 민영화 놓고 갈등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주 비공개 만찬자리에서 연방주택금융청장을 향해 폭언을 퍼부으며 갈등이 폭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3일 워싱턴DC 조지타운 최고급 사교클럽 '이그제큐티브 브랜치'에서 열린 만찬에서 베선트 재무장관이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과 충돌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선트는 펄티가 자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말에 격분해 펄티를 향해 "왜 대통령에게 내 얘기를 하느냐. 꺼져라. 망할 얼굴을 후려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이날은 팟캐스트 진행자인 억만장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의 생일을 겸한 행사였지만, 베선트 장관과 펄티 청장 간의 격한 언쟁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폴리티코는 일종의 권력 다툼 속에서 트럼프 충성파들 사이 갈등이 폭발한 사건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선트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펄티 청장에게 주택금융기관 패니메이-프레디맥의 민영화 계획을 공동 추진하라고 주문했고 이 과정에서 베선트와 펄티의 갈등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는 펄티가 자신의 관할 영역을 침범했다고 봤고 펄티는 자신이 배제될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월가 출신인 베선트는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장 안정의 '완충 역할' 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반면 펄티는 SNS 팔로워 300만 명을 보유한 공격적인 스타일로, 주택금융청장 취임 후 1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리사 쿡 이사에 대한 해임도 건의했다.

지난 4월에도 베선트는 백악관에서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맡고 있던 일론 머스크와도 국세청장 인사 문제로 충돌해 거친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