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美무역적자 전월比 32.5% 증가…고율관세 금 사재기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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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금과 자본재 등 수입이 늘면서 미국의 7월 무역 적자가 전월 대비 32.5% 늘어난 783억 달러(약 109조 원)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7월 상품·서비스 수입이 3580억 달러(약 497조 원)로 전월 대비 5.9% 늘고, 수출이 2805억 달러(약 391조 원)로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32.5% 확대된 783억 달러를 기록했다.

트레이더들이 스위스산 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매기기 전 서둘러 매입에 나서면서 금 수입이 급증한 것이 7월 전체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대(對)스위스 무역적자는 전월보다 76억 달러(약 10조 5800억 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대중국 무역적자도 53억 달러(약 7조 3700억 원) 늘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 2분기 중국산 상품·서비스 수입은 약 3분의 1 감소했다.

자동차 수입은 외국산 차량에 부과된 25% 추가 관세 여파로 감소했다. 의약품 수입도 몇 달간 관세 대비 사전 비축이 집중된 이후 7월에는 소폭 줄었다.

매슈 마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수입이 반등했지만 증가분 절반 이상은 안전자산을 찾은 투자자들에 의한 해외 금 매입 때문"이라며 "컴퓨터와 반도체 등 인공지능 및 데이터 센터 관련 수입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지적했다.

브래드 셋서 미 외교관계협의회 이코노미스트 역시 "올해 무역 흐름은 금·의약품 사재기로 인해 '극도로 변동적'이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분적으로 미국 기술기업에 많은 관세를 면제해 주었기 때문에 수입이 '관세 소동'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인공지능(AI) 붐이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기술 수입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와 소비자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교적 탄탄하고, 수입을 꺼리기보다는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주요 교역국에 대해 설정한 국가별 상호관세는 지난달 7일 본격 발효됐으므로 파급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 관세가 부과된 대만·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 등 동남아 국가와 인도(50%) 등 주요국 수출품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와인·버번 보이콧, 중국에서는 대두 수입 중단 등 보복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마크 잰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관세'에도 올해 미국 무역적자는 전년과 대체로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지금까지는 더 높은 관세가 무역적자 감소로 유의미하게 이어진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