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논객' 루머 항의에…美정보기관, 민주당 의원 방문 돌연 취소
로라 루머, 일정 공개하며 "러시아 스캔들 음모론자 왜 부르나"
워너 의원 "반사회적 블로거 어떻게 기밀 일정 알았는지 의문"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의 군 첩보기관 비공개 방문 일정이 '극우 논객' 로라 루머의 항의 직후 돌연 취소되는 일이 일어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상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민주·버지니아) 의원은 이주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국가지리정보국(NGA)을 방문하기로 했다. NGA는 미군 이동과 테러 캠프 위치 파악 등 핵심 정보를 담당한다.
당초 워너 의원은 프랭크 휘트워스 NGA 국장과 회동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위성영상 분석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었다. 해당 일정은 기밀이어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국방부는 지난 2일 워너 의원이 공화당 의원 없이 혼자 방문한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돌연 일정 취소를 통보했다.
워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감독을 하지 않는다면 정보가 행정부 필요에 맞게 조작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며 "과거 방문에서 양당이 함께해야 한다는 요건이 달린 적은 한 번도 없었고 혼자서도 자주 감독 방문을 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취소 통보가 있기 며칠 전인 지난달 31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의 극우 논객 루머가 X(구 트위터)에서 해당 일정과 관련, 휘트워스 국장과 워너 의원을 맹비난하는 일이 있었다.
루머는 "왜 휘트워스 국장은 '러시아 음모 조작꾼'인 워너 의원을 9월 5일 오후 2시 30분~3시 30분까지 대담 형식으로 초대하는가"라며 "왜 바이든이 임명한 휘트워스 국장은 해임되지 않았고,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민주당의 강경 반(反)트럼프 인사들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초대할 수 있는가"라고 적었다.
워너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했다'는 음모론을 퍼뜨렸다는 것이 루머의 주장이다.
또한 루머는 자신이 최근 국가안보국(NSA) 고위 간부 해임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보안 인가가 취소된 전현직 정보 당국자 37명 명단 작성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워너 의원은 "반사회적인(trolling) 블로거가 어떻게 기밀 방문 일정을 알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는 웃음거리로 여겨졌던 외부 인사가 지금은 정보공동체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축출하고 있다"며 "권위주의 정권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로, 헌법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충성을 바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