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조선업, 지분 인수 필요"…韓 '마스가' 투자 제약 우려

베선트 장관, 인텔처럼 지분 인수 필요한 대표적 산업 분야로 '조선업' 꼽아
"美 자급자족해야 할 핵심 산업"…보잉 등 방산기업 부실 경영 지적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2025.7.29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의 지분 인수가 필요한 산업 분야로 '조선업'을 꼽았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텔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등 추가적인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 있느냐' 질문에 "엔비디아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논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면서 "하지만 조선업(shipbuilding)처럼 우리가 재편하고 있는 다른 산업 분야는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그런 것들(조선업 등 추가적인 기업 지분 인수)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면서 "이 산업들은 미국이 자급자족해야 하는 핵심 산업들"이라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조선업에 대한 미 행정부의 지분 확보 가능성은 한국이 미국 측에 제안한 마스가(MASGA,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맞닿아 있어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 7월 30일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며,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 중 1500억 달러를 조선업에 특화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은 1500억 달러(약 209조 원)의 대미 투자 계획도 발표했는데, HD현대가 미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털과, 삼성중공업은 미 조선사 비거 마린 그룹과 각각 양해각서(MOU)를 맺고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공동 투자와 기술 교류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한화그룹은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지난해 1억 달러(약 1400억 원) 인수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지난 26일 필리조선소의 미국 해사청 발주 선박 명명식 행사에서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한국의 막대한 자본이 미국 조선업에 투자되는 가운데, 미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사례처럼 지원을 이유로 지분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조선업에서 적용할 경우, 한국 기업의 투자나 경영권에 제약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조선소는 군함과 같은 방산과 밀접해 미 행정부가 더욱 강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베선트는 "지난 20년, 30년, 40년 동안 이 부분은 소홀히 여겨져 왔다"면서 "제가 여러 번 말했듯이, 코로나19의 유일한 긍정적 측면은 물리적 전쟁에 돌입하거나 이런 산업들로부터 차단될 경우를 대비한 베타 테스트였다"라고 주장했다.

베선트는 "의약품 원료의 80~90%가 해외에서 생산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코로나19 때 보았듯이, 생산국들은 자국을 우선해 물자를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언급한 방위 산업체에 대한 미 행정부의 지분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한지 모르겠다"면서도 부실한 경영을 지적했다.

그는 "방위산업체들이 주주 이익에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보잉 사례처럼 군수 물자를 적시에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였던 보잉은 연구개발과 신형 항공기 개발에 투자하기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고, 실패한 최고경영자(CEO)가 2억5000만 달러를 챙겨 떠났다"라고 지적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