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안낸 한미 정상…트럼프, 20번 양자회담 중 성명 3번뿐
발표문·보도자료 등 합해도 절반 안돼…佛·英·獨 등 주요국과도 성명 없어
"트럼프, 추후 일방적 행동 제약하는 문서 거부감" 분석…대통령실도 "발표문 없어서 다행"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이후 공동 성명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각각 트럼프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에 우려 섞인 시선이 따라붙고 있지만, 이는 외국 정상과의 회담 후 대부분 공동 성명을 내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20일 취임 후 이 대통령까지 약 20회의 양자 회담을 했는데 공동 성명이 발표된 것은 3번뿐이다.
지난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2월 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2월 13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4월 17일)와 백악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성명(Joint Leaders’ Statement)을 발표했다.
그 외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2월 11일) 뒤엔 발표문(readout)이 나왔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4월 14일)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5월 21일)의 경우엔 보도자료(article)가 나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때는 3건의 팩트 시트가 발표됐다.
이를 제외하면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을 포함한 절반 이상의 양자 회담에선 아무런 문서도 공개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월 4일, 4월 7일 두 차례 백악관을 찾았지만 발표 문건은 없었다. 구면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2월 24일)은 물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2월 27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5월 6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6월 5일),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7월 22일) 등 트럼프 대통령과 첫 양자 회담을 가진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성명에 서명함으로써 자신의 장기적 목표와 부딪치거나 일방적인 행동을 제한할 수 있는 문구에 얽매이는 것을 피하려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익'에 확실히 부합한다고 판단을 내린 경우에만 공동 성명을 허용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런 분석이 맞다면 공동 성명이 없는 게 다행인 셈이다.
반면 일각에선 합의문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행정부에서 합의에 반하는 돌발 주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우리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동 합의문 발표가 없는 건 이례적이긴 하나 꼭 나쁜 건 아니다"라며 "(문서로) 강제당했으면 위험할 수 있었다. 발표가 없어서 도리어 국익을 챙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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