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쿡 연준 이사 해임 통보…금리인하 반대파 솎아내기
트루스소셜에 서한 공개
법무부, 사기 혐의 조사…"이중 주거지 지정해 유리한 조건으로 모기지 받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리사 쿡 이사를 즉시 해임한다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쿡 이사의 해임을 통보하는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미국 헌법 제2조와 1913년 연방준비법에 따라 연준 이사직에서 즉시 효력으로 쿡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법률상 이사회 위원이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해임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며 "신중한 검토 끝에" 쿡 이사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쿡 이사가 "직업적 윤리 기준을 준수하지 못했으며 개인 재정적 이익을 위해 직위를 남용한 혐의로 형사 고발된 사실"에 근거해 해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연준 운영에서 청렴성과 신뢰가 필수적"이라며 쿡의 행위가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쿡 이사가 이중 주거지를 지정해 유리한 조건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았다는 보고 사기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트럼프의 결정은 그의 최측근인 빌 펄트 연방주택금융청장이 쿡 이사를 모기지 사기 혐의로 법무부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펄트 청장은 쿡 이사가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위해 은행 서류와 부동산 기록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쿡 이사가 2021년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 있는 주택을 모두 자신의 주 거주지로 신고해 대출을 유리한 조건으로 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 거주지 대출은 일반적으로 투자용 부동산 대출보다 조건이 유리하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연준 이사인 쿡은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해 14년 임기를 시작했다. 쿡 이사가 해임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사로 교체하면 연준 이사회 내 금리인하파의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9월 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해임 통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이번 조치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간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연준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되며, 여기에 지역 연은 총재 5명(1명은 뉴욕 총재 당연직)이 FOMC에 참여해 총 12명이 금리를 결정한다. 이사회 7명 중에서 현재 1석이 공석으로 쿡 이사까지 해임되면 트럼프가 2석을 새로 채울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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