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워싱턴 이어 시카고에도 주방위군 수천명 배치 계획"

WP "이르면 내달 배치 등 논의…불법 이민자 단속과 연계"
일리노이 주지사·시카고 시장 "트럼프가 공포 조성" 반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투입된 주 방위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도시 범죄 예방을 지원하기 위해 워싱턴 기념탑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2025.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워싱턴에 이어 시카고에도 치안 유지를 위해 군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해당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소 수천 명의 주 방위군을 이르면 다음 달 시카고에 배치하는 방안을 포함한 여러 선택지를 논의하고 있다. 두 명의 관료는 시카고에 수천 명의 현역 연방군 병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시카고에 대한 군사 개입이 오랫동안 계획돼 왔으며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수색 작전 확대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2200명 이상의 주 방위군을 워싱턴 DC에 배치한 뒤 "시카고는 엉망이다. 시카고 시장은 극도로 무능하다"라면서 뉴욕,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도 언급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백악관은 답변을 거부했다. 국방부는 "미래 작전에 대해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의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포를 조성하려고 한다"면서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 DC를 독재적 권한 남용의 실험장으로 활용한 트럼프는 이제 다른 주와 도시를 장악하려는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탐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존슨 시장은 별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행정부로부터 경찰이나 군 병력 추가 배치와 관련된 공식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270만 명이 사는 시카고는 지난 13년간 매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살인 사건을 기록해 왔으며 지난해에만 573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다만 살인율은 워싱턴, 세인트루이스, 디트로이트, 볼티모어보다 낮은 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LA에서 발생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주 방위군 4000명과 해병대 700명을 투입했다. 찰스 브레이어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주 방위군 동원이 불법이라고 판결했으나 샌프란시스코 제9연방항소법원 3인 재판부는 브레이어 판사의 판결 효력을 정지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