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비행영상·병영생활 공개하는 美여군…"뜻밖의 모병효과"

여군 증가 추세 속 밀톡의 여성 콘텐츠 인기
'내용 지나치다' '심리요원이다' 논란도

이코노미스트 갈무리(사진 출처: lunchbaglujan/lifewithm0nica/TikTok)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최근 꾸준히 수가 증가해 온 미국 여군들이 틱톡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목된 앱인 틱톡이 도리어 군의 신병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솔직하게 군 생활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경쾌한 여군의 일상 모습을 볼 수 있어 군대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여군들의 모습은 '밀톡'(#MilTok)이라 불리는 틱톡의 군 콘텐츠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이 앱에는 피부관리 루틴을 공유하는 여성 중위,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해군 장교, 비행 중 브이로그를 찍는 공군 장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젊은 미군 여성들은 여성성을 숨기지 않으며, 밝고 경쾌한 모습으로 수많은 팔로워와 조회수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마초 군인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변화는 군 내부의 보다 넓은 흐름을 반영한다고 보았다.

2005년 이후 남성 현역 군인의 수는 10% 감소했지만, 여성 군인은 12% 증가했다. 성평등 인식의 확산과 제도 개선 등이 이러한 여성 군인 증가에 기여했다. 2016년부터는 전투 포함 모든 군사 직군이 여성에게도 공식적으로 개방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성 군인들은 여전히 조직 내에서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현역 여성의 13%가 성차별을 경험했지만, 남성은 1.4%에 불과했다.

최근 밀톡의 여군 콘텐츠 인기는 이러한 여성 중 일부가 목소리를 내면서 시작됐다. 틱톡은 이들이 외면받을 때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이었고, 고립감을 느낄 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이 커뮤니티는 곧 남성 군인들이 겪지 않는 문제들, 즉 여성 군복의 적응, 외모 규정의 해석 등을 논의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육군 폭발물처리부대 소속 모니카 스미스 중위는 "여성들은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거나 공감해 줄 다른 여성이 없었다"며 "그래서 나는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동기를 주고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관심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밀톡 댓글난에는 남성 사용자들의 외설스럽고 모욕적인 발언이 자주 등장한다. 펜타곤 내부에서도 이 앱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다. 중국 기업이 소유한 틱톡은 국가안보 위협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미스 중위는 "내 부대가 내가 틱톡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사람들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논란을 자초하는 사례도 있다. 귀여운 행동과 자극적인 표현을 결합해 인기를 끈 인플루언서 헤일리 루잔은 전술 장비를 착용한 채 찰리 XCX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참호에서 피를 흘리는 상황을 농담처럼 언급해 논란을 샀다.

이러한 게시물은 이 여성들이 심리전 요원(psy-ops)이라는 온라인 추측을 불러왔다. 즉, 군에 대한 대중 인식을 조작하기 위해 동원된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군을 홍보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러한 추측을 부인했다. 예를 들어 루잔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내가 믿는 바를 지지하는 새로운 방식일 뿐이다. 모든 바보 같은 수단을 동원해서라도"라고 적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