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스페이스X' 20년간 면세…"탈세 아닌 합법적 절세"

'순영업손실 이월' 제도 활용…트럼프, 1기 때 이월 만료 기한 폐지
"스페이스X 같은 대기업 위한 제도 아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이 지난 3월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 스타베이스 우주 발사시설에서 8차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위해 발사 후 1단 로켓 부스터는 발사대로 돌아 오고 있다. 2025.03.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 20여 년간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스페이스X 내부 문건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02년 설립 후 사실상 연방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았고, 앞으로도 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스페이스X가 연방 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었던 것은 '순영업손실 이월'(net operating loss carryforward)라는 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손실이 실제로 발생한 과세 연도가 아닌 다른 과세 연도로 이월해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기업들은 손실만큼 이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제도는 당초 기업들이 최대 20년까지 이월할 수 있도록 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7년 만료 기한을 없애면서 영업손실액을 무기한 이월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이스X의 2021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액은 54억 달러였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 정부와의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을 통해 성장해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50억 달러로 전년(약 26억 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세무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의 계약에 크게 의존해 온 기업이 50억 달러 규모의 과세 소득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141억 달러를 연방 소득세를 납부했다.

정부 지출을 감시하는 비영리단체인 '정부감시 프로젝트'의 다니엘 브라이언 대표는 "해당 제도는 원래 어려운 시기를 겪는 기업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이렇게 잘나가는 회사(스페이스X)가 활용하도록 하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뉴욕대학교 로스쿨에서 세법을 가르치는 그레그 폴스키 교수는 "순영업손실 규모를 감안하면 스페이스X는 수년 동안 연방세를 거의 내지 않았을 것이 확실하다"며 "손실 규모가 커서 최근 과세 소득이 발생했더라도 세금을 냈을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