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과 무역전쟁 지고 있어…동맹 돌아서고 中영향 강화"

WP "중국 덤핑 등 해결 없이 대중 기술통제만 없애…中 상반기도 5.3% 고성장"
"中처럼 행동하는 美에 인도·한국 일본 등 반감 깊어져…예산·이민정책도 패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촉발된 가운데 중국이 승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4일(현지시간) 게재된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무역 전쟁을 선언했지만 중국이 이기고 있다는 증거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부트는 중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 평균 5.3% 성장한 반면, 미국은 고작 1.25% 성장에 그쳤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4월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서 양국 간 갈등은 고조됐다.

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통해 90일간 115%포인트(P)씩 인하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완화하는 듯 보였으나 이후 협상에선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관세 인하 종료 시한은 오는 11일이다.

부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와 지식재산권 도용 등 미국의 오랜 불만을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판매를 승인한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민감한 기술의 대중 수출 통제를 사실상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매트 포팅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데이비드 페이스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초당파 안보 전문가들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조치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우위를 위협하는 전략적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부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외교에서도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로 인해 우방국들과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트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거론하며 인도를 미국 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십 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오히려 앙숙이었던 인도와 중국 간 화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트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무역 합의를 체결했지만 중국 견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동맹국들의 깊은 반감을 샀다고도 주장했다.

부트는 중국의 오랜 아켈레스건은 공격적인 태도와 타국을 무시하는 태도로 두려움과 반감을 샀다는 점이었다며 지금은 미국이 중국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소리(VOA)를 폐국하려는 시도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네스코 탈퇴 결정 등은 오히려 국제기구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꼴이 됐다.

중국이 첨단 연구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을 30% 이상 삭감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제한하고 있어 중국이 최첨단 분야에서 미국을 계속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