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작용 나타나기 시작, 트럼프의 美 이러다 재앙[시나쿨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부작용이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의외로 인플레이션 부문이 아니라 고용 부문에서 먼저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1일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고용보고서 발표에서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7만3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1만개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실업률은 6월 4.1%에서 7월 4.2%로 상승했다.

특히 노동부는 5월과 6월의 고용 수치도 대폭 하향 조정했다. 노동부는 비농업 부문 일자리를 5월 14만4000개에서 1만9000개로, 6월은 14만7000개에서 1만4000개로 각각 수정했다. 약 90% 정도 감소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이다.

관세 폭탄 충격으로 미국의 고용 시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둔화하고 있었던 것.

그런데, 더욱 문제는 이것이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인플레이션에는 큰 문제가 없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이는 트럼프가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하고 관세 폭탄을 퍼부었던 지난 4월 2일 이전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수입을 대거 늘려 재고를 많이 축적해 놓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율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이 재고가 소진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급격하게 상승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9월부터 인플레이션이 급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아마존 등 대규모 소매업체도 트럼프의 협박에 못 이겨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곧 임계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최근 타결되는 무역 협상에서 볼 수 있듯 미국 관세의 마지노선은 15%다. 이 같은 관세 인상분은 결국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15% 정도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노동시장은 이미 크게 둔화하고 있음이 증명됐다.

관세 폭탄으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한꺼번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이전 미국은 저 관세를 유지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없는 초장기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집권 이후 관세 폭탄을 무분별하게 남발함에 따라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상시화됐다.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가 아니라 멸망의 지름길로 인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더욱 가관은 자신이 관세 폭탄을 터트려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한껏 고조시켜 놓고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해고를 위협하는 등 연준에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AFP=뉴스1

정상적인 연준이라면 관세 폭탄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해야 할 판이다.

'경제'의 '경' 자도 모르는 위인이 미국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