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냉동 배아' 기증받은 30대 부부…'동생뻘 아들' 출산

'역대 최고령' 배아 출산 사례

한 아이가 임신부의 배에 손을 올리고 있다. (특정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자료사진) 2025.04.08.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미국에서 1994년 냉동된 '역대 최고령' 배아로 출산한 부부가 나타났다고 31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26일 미국 오하이오주의 린지 피어스(35)와 팀 피어스(34) 부부는 31년 전 냉동된 배아를 통해 아들을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피어스 부부가 임신을 위해 사용한 배아는 체외인공수정(IVF)을 시도했던 린다 아처드로부터 '입양'한 것이다.

'배아 입양'이란 기증자와 수혜자가 어떤 배아를 누가 받을지 함께 결정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선 배아를 생명으로 간주하는 몇몇 종교 기관들에 의해 입양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아처드는 지난 1994년 6년간의 임신 시도 끝에 IVF 시술을 시도했고 당시 배아 4개를 이식했다. 그중 하나는 현재 30세 성인이 된 아처드의 딸이다. 아처드는 나머지 배아 3개를 저장소에 냉동 보관했다.

아처드는 배아를 계속 보관하고 싶어 했으나 보관료가 매년 1000달러(약 140만 원)에 달하자 생각을 바꿨다. 냉동 배아를 폐기하거나 연구용으로 기증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입양 프로그램을 통해 피어스 부부에게 배아를 보냈다.

다만 아처드의 배아는 특수한 경우다. 베스 버튼 배아 입양 프로그램 '스노플레이크' 책임자는 "미국 병원의 90% 이상은 이런(오래된) 배아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피어스 부부 이전 '가장 오래된 배아'는 2022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30년 전 냉동된 배아로 쌍둥이를 낳은 부부의 기록이다. 린지는 "기록을 깨겠다고 생각한 일은 아니었다"며 "그저 아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피어스 부부의 사례는 과학기술 전문지인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기술 리뷰에 게재됐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