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돈 내면 관세 낮춰줄게"…입장료 뜯는 美대통령[시나쿨파]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도 일본처럼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면 관세를 낮춰줄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이날 연준 청사 공사 현장을 방문,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기본적으로 관세를 돈을 주고 낮췄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우리에게 5500억 달러(약 755조 원)를 선불로 줬다"며 "나는 그걸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라고 부른다"고 했다. 사이닝 보너스란 계약 체결 시 선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앞서 일본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관세를 낮추는 대신 일본이 울며 겨자 먹기로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일본은 대아시아 외교에서 미국의 최고 동맹이다. 트럼프는 그런 일본에도 약탈적 관세를 부과한 것은 물론, 강제 투자를 끌어냈다.
이는 한국 EU 등 다른 동맹도 잘 보라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 이전 미국은 무역 상대국에 과도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었다. 그 덕분에 인플레이션 없는 초장기 호황을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가 1기 행정부 때부터 관세 폭탄을 퍼붓자,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상시화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리한 관세 폭탄은 미국을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경기 침체)이라는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도 미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S&P500은 연초 대비 8% 상승했을 뿐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코스피는 33%, 독일의 닥스는 22% 급등했다.
이는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관세 폭탄이 없었다면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특수 등으로 지금보다 더 랠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관세 폭탄을 고집하고 있다. 미국과 무역하려면 고율의 관세를 감당하거나 그러기 싫으면 미국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미국 시장에 들어오려면 '입장료'를 내라는 얘기다.
마치 동네 깡패들이 보호를 명목으로 동네 구멍가게에 자릿세를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필자가 정확히 기억하는 미국 대통령은 지미 카터 대통령부터다. 이후 여러 미국 대통령을 봐 왔지만, 트럼프처럼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교양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미국 대통령은 처음이다.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뽑는다고 했다. 미국 국민의 수준이 어쩌다 이리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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