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이다호 대학생 4명 살해범 '4연속 종신형' 선고…동기는 미궁
검찰과 1급살인 혐의 유죄 인정 협상…사형 면하고 항소 포기
法 "동기 집중하면 범인이 주목 얻어…어떤 동기도 납득 못해"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대학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브라이언 코버거(30)가 4연속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코버거는 선고 공판에서도 침묵을 지켰고, 끝내 범행 동기는 미궁으로 사라졌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아이다호주 보이시 에이다카운티 법원은 이날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코버거의 선고기일을 열고 코버거에게 4연속 종신형을 선고했다.
앞서 코버거는 지난 2일 1급 살인 혐의 유죄를 인정하고 사형을 면하는 대신 종신형 4회를 연속 복역하기로 검찰과 유죄 협상을 했다. 이때 항소, 형량 재심을 요구할 권리도 포기했다.
선고에 앞서 스티븐 힙플러 판사는 코버거에게 발언 기회를 줬지만 코버거는 "정중히 거부한다"고만 답했다. 그는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찬 채 출석해, 줄곧 변호인 옆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힙플러 판사는 "이런 형언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누군지는 이제 확실해졌지만, 왜 그런 일을 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고 앞으로도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왜'라는 물음에 답을 얻고 싶다"면서도 "'왜'에 집중하는 순간 우리는 코버거에게 다시금 존재감을 부여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는 우리의 욕망은 그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게 되고, 그로 인해 그는 관심과 주목, 그가 원했던 권력을 얻게 된다"며 "그 어떤 동기라도 납득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에서 말하라고 강제할 권한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라며 "언론은 단지 클릭 수, 저작권 수익 등을 이유로 그에게 (책, 영화 계약 등 의견을 말할) 플랫폼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족들은 코버거의 침묵에 크게 반발했다. 피해자 케이틀리 곤살베스의 언니 올리비아 곤살베스는 코버거를 "희생자들을 어떻게 선택했나. 내 동생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무엇이었나"라고 추궁했지만 끝내 답변을 얻지는 못했다.
코버거는 2022년 11월 13일 아이다호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4명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았다. 피해자는 여성 3명, 남성 1명으로 시신에서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검찰은 코버거가 범행 8개월 전 온라인으로 흉기를 구입하고 현장에서 도주할 때 사용한 승용차 내부를 청소하는 등 계획범죄를 저질렀다고 봤다. 다만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범행 40일 만인 같은 해 12월 30일 체포된 코버거는 워싱턴주립대에서 범죄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즈음해 범죄자의 감정과 심리 특성을 연구 중이던 정황도 포착됐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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