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도 車관세도 '15%'로 수렴 중…"韓 숙제 안았다"
日, 상호관세뿐 아니라 車관세도 15%로 낮춰…FT "美-EU, 15% 합의 근접"
"美, 韓·유럽에도 유연할 가능성" 관측에도…15% 목표 미달시 경쟁력 타격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8월 1일 시한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에 15% 관세율이 새로운 협상 기준이 되고 있다. 상호관세뿐 아니라 미국이 양보는 절대 없다고 했던 자동차 관세까지 일본에서 이 수치로 조정됐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일본은 미국에 15%의 상호관세를 지불한다"고 무역합의를 발표했다. 대미 무역적자국인 영국(10%)을 제외하고 기존 합의 대상국 중 가장 낮다. 최근 합의한 베트남(20%)과 인도네시아(19%), 필리핀(19%)은 20% 수준이다.
특히,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이 약 30%에 달하는 일본은 협상에서 중점을 뒀던 자동차 관세를 27.5%(기존 관세 2.5%+트럼프 추가 관세 25%)에서 15%로 낮췄다. 미국은 각국에 '관세 서한'을 보내면서 품목별 관세 철폐·인하는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5500억 달러 대미 투자로 미국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의 발언에도 15%가 등장했다. 트럼프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정상회의에서 "너무 많은 나라가 있다 보니 모든 국가와 협정을 맺을 수는 없다"며 "나머지 대부분 국가에는 15~50% 사이의 직관적이고 단순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진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유럽연합(EU)이 15% 관세 합의에 근접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도 한국을 포함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로선 15%를 놓칠 수 없는 숙제로 만들고 있다. EU는 자동차 관세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15%로 합의할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협상관을 지낸 데이비드 볼링 유라시아 그룹 일본·아시아 무역 담당 이사는 아사히에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는 "의외의 전개"라면서, 일본 업체들이 300만 대 이상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단 사실이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링은 25% 관세는 사실상 일본과 한국, 독일 등 대미 자동차 수출국을 표적으로 한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일본에 대한 인하는 "한국이나 EU 등에 대해, (미국이) 관세 인하에 유연한 자세를 나타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봤다.
미국이 어려울 것 같았던 자동차 관세율을 낮췄다는 점은 한국 등 남은 협상국들에게는 희망이 생긴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승패의 기준이 생긴 셈으로도 볼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이나 EU 등 등 주요과 경쟁하는 한국으로서는 절대적인 관세율 자체보다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호관세나 자동차 관세에서 적어도 15%를 얻어내지 못하면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으로선 '15%는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상대국의 처지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추가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등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
allday3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