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풀어줘라" 트럼프 관세 서한 이렇게 온다면[시나쿨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쿠데타 혐의로 재판받는 전 브라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잘못된 대접을 받고 있다며 브라질에 50%의 관세 폭탄을 퍼부었다. 관세율을 기존의 10%에서 50%로 무려 40%포인트 올렸다.

트럼프의 이 같은 행동은 교역 상대국에 들이미는 관세가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무역 불균형 등 경제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동기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또 내정 간섭이다. 쿠데타 혐의로 자국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는 인사를 두둔하는 것은 명백한 내정 간섭에 해당한다.

가정이지만, 마치 쿠데타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을 풀어주라며 한국에 대규모 관세 폭탄을 투하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이 같은 예를 든 것은 트럼프의 대브라질 관세 폭탄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인지를 설명하기 위함일 뿐이다.

물론 트럼프가 한국에 윤석열을 석방하라며 관세 폭탄을 퍼부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윤석열과 트럼프는 접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우소나루는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트럼프와 비슷한 정치적 행보를 보였고, 그뿐 아니라 그의 가족 전부가 트럼프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는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건 때, 선거 결과는 사기라며 트럼프를 옹호했을 정도로 트럼프와 가깝다.

이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도 비슷한 목소리를 낸다.

보우소나루는 2011년 “만약 나에게 게이 아들이 있다면 나는 그런 아들은 사랑할 수 없다. 차라리 사고로 죽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게이가 되느니 차라리 히틀러가 되는 게 낫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도 최근 성전환 여성의 운동경기 참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들은 정치적 행보는 물론 사고도 매우 유사한 것이다.

보우소나루는 지난 2022년 10월 대선을 치렀다. 당시 야당 후보였던 현 룰라 대통령이 당선돼 보우소나루는 실각했다. 불과 1.8%포인트 격차였다.

이후 선거 결과에 불복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어 세를 과시하기도 했었다.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 중심가를 가득 메우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이후 그가 룰라 대통령의 집권을 막기 위해 쿠데타를 시도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면서 그는 지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이를 피하기 위해 한때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당시 누리꾼들은 그의 미국 숙소는 트럼프의 마러라고가 딱이라고 비아냥댔었다.

트럼프가 그런 보우소나루를 돕기 위해 브라질에 관세 폭탄을 퍼부은 것이다.

그의 관세 폭탄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자의적이며, 또 즉흥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관세 폭탄을 전 세계 어느 나라가 수긍할 수 있을까?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