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미국 맞냐"…아이들 놀던 LA공원서 무장병력 이민단속

대낮 LA 맥아더 공원에 말 탄 무장 군인들 들이닥쳐
트럼프 초강경 이민단속 일환…"공포 퍼뜨리려는 목적"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맥아더 파크 인근에 도착한 무장 병력. 2025.07.07.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무장 병력이 불법 이민 단속을 이유로 대낮 도심 한복판의 공원에 들이닥쳐 지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날 맥아더 공원에서 찍은 영상을 공유하며 "몇 분 전까지 20명 넘는 아이들이 놀고 있었는데 군인들이 나타났다"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영상을 보면 말을 타고 무장한 군인 수십 명이 일렬로 서서 공원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다. 요란한 군인들을 제외하면 월요일 한낮의 공원은 한산한 모습이다.

미군과 연방 국경 수비대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맥아더 공원에서 이민 단속 작전을 진행했다고 LA 타임스, ABC뉴스 등이 전했다. 소총, 전술장비로 무장한 병력 90명이 말과 군용 차량을 끌고 공원을 덮쳤다.

캐런 배스 LA 시장 X 캡처. 2025.07.08

연방 당국은 공원에서 작전을 수행한 이유나 무엇을 수색한 것인지, 체포가 이뤄졌는지 밝히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연방 집행관들의 안전 보호를 위해 미군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배스 시장은 군인들 철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원에 무장한 연방 정부 차량이 있다는 건 터무니없고 비 미국적인 일"이라며 "오늘 공원에는 아이들이 여름캠프를 보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는 이번 작전의 목적이 구금이 아니라 공포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미국 대통령의 더러운 심장이 보내는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6월 LA에서 초강경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주방위군 등 병력 4700명을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폭도', '짐승'으로 표현하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