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와 불화로 중국서도 ‘팽’당할 위기[시나쿨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테슬라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곳이 중국이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불화가 계속되면 중국이 머스크를 버릴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은 머스크였다. 트럼프 당선으로 중국은 트럼프 주변에 대표적 친중파 머스크를 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의 선거 유세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팔짝 뛰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그런데 트럼프와 머스크의 사이가 벌어지면 머스크의 ‘지정학적 자산’으로서 가치가 사라진다.

올해 초 리창 총리는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자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보복 조치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을 정도로 머스크를 특별 대접했다.

리창 중국 총리. ⓒ AFP=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이같은 상황에서 머스크와 트럼프 사이가 벌어지면 중국 지도부가 머스크를 더 이상 특별 대접할 이유가 없다.

앞서 중국은 전기차 산업 초기에도 테슬라를 특별 대우했었다. 중국 전기차 업체를 자극하기 위해서 였다.

중국은 테슬라에 값싼 땅, 저금리 대출, 세금 인센티브 등을 제공했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외국 기업에 100% 지분을 보장했다. 이전에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은 중국과 50대 50 합작을 해야 했다.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지난 2020년 1월 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출고를 앞두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이른바 ‘메기 효과’를 노린 것이다. 메기 효과는 강력한 경쟁자나 위협 요인이 있을 때 다른 경쟁자의 잠재력도 덩달아 올라가는 현상을 이른다.

중국이 자국 업체를 자극하기 위해 테슬라를 이용했고, 이제 중국 업체의 기술이 테슬라를 능가하게 됐다. 테슬라에 더 이상의 메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토사구팽'이라고 했다. 사냥감을 잡으면 사냥개는 삶아 먹는다는 뜻이다.

중국은 전기차 산업의 불쏘시개를 기대하고 테슬라에 특별 대우를 해줬다. 이제 전기차 산업 진흥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 테슬라를 삶아 먹을 일만 남은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중국이 머스크를 보호했던 것은 지정학적 자산으로서 머스크의 가치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가치도 트럼프와 불화로 증발하고 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머스크도 ‘팽’당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머스크의 트럼프에 대한 도전은 국내에서 공화당의 반발은 물론, 중국에서도 버림받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