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안 자랑' 연설서 '샤일록' 언급했다 뭇매

유대인과 탐욕 연결한 반유대주의 단어…트럼프 "그런 의미 몰라"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디모인 국제공항에서 열린 '아메리카250' 주최 행사에서 음악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고 있다. 2025.07.0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감세안 통과에 대해 자랑하면서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에 나오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을 언급했다가 반유대주의 발언이라며 공격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아메리카 250' 행사에서 하원에서 자신의 감세안이 통과된 직후 이 단어를 썼다.

그는 자신의 법안이 중산층에게 경제적 자유를 준다면서 "사망세도 없고, 상속세도 없고, 은행에서 대출받을 필요도 없다. 어떤 경우에는 훌륭한 은행가에게서, 어떤 경우에는 샤일록이나 악당에게서 돈을 빌리는 데 그럴 일도 없다"고 자화자찬했다.

샤일록이라는 이름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인물로, 빚을 갚지 못하는 상인에게 살 1파운드를 요구했다가 판사로부터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떼어가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 단어는 유대인과 탐욕에 대한 고정관념을 자극해 오랫동안 유대인을 모욕하는 단어로 여겨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 원에서 내린 후 이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는 "이 단어가 반유대주의적이라고 간주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그런 식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샤일록은 고리대금업자를 뜻한다. 당신은 다르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 대니얼 골드먼은 트럼프의 발언을 "노골적이고 사악한 반유대주의"라고 비판하며, 트럼프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2014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착취적인 사채업자를 지칭하며 이 단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 당시 바이든은 사과하며 "단어 선택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