州의원 부부 살해 용의자 추적 중…수첩에 민주당 타깃 수십명

"경찰복장에 라텍스 가면 쓰고 범행"…FBI, 현상금 5만달러 공개수배
"낙태 반대하고 대선서 트럼프 투표"…트럼프 "끔찍한 폭력 용납 못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민주당 소속 주 의원 멜리사 홀트먼과 그의 남편이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의 주요 용의자인 밴스 볼터(57세).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사건 당일 엑스(X) 계젇을 통해 용의자를 공개하고 5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2025.06.14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지난 14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에서 주(州) 의원 부부를 총기로 살해한 용의자 밴스 볼터(57)가 사건 이틀째에도 행방이 묘연해 지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5일 오전 용의자의 차량이 총격 사건 발생지역에서 서남쪽으로 약 60마일(96km) 떨어진 시블리(Sibley) 카운티에서 발견된 가운데 보안 당국이 광범위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볼터의 정면 얼굴 사진 2장과 범행 당시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용의자는 경찰 복장을 갖춰 입고 라텍스 재질의 머리 전체를 덮는 엽기적 형태의 가면을 쓰고 있다.

미 ABC뉴스는 소식통을 인용,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발포 당시 라텍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현재 2인 1조로 근무 중이라면서 단독으로 방문한 경찰관에는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FBI는 용의자에 대해 "무장하고 위험한 인물"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FBI는 볼터의 체포 및 기소에 이르는 정보를 제공하면 5만 달러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범행 당일인 14일 새벽 2시쯤, 존 호프먼 미네소타주 주 상원의원의 자택에서 호프먼 의원과 부인에게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혔다.

이후 오전 3시 35분쯤 멀리사 홀트먼 주 하원의원 부부의 집에서 발견돼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도주했다. 홀트먼과 그녀의 남편은 용의자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용의자가 경찰 조끼와 배지, 테이저건 등 기타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경찰차와 유사한 등화장치를 갖춘 차량을 현장에 남겼다.

살해당한 홀트먼 주 하원의원과 부상한 호프먼 주 상원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난 대선에 부통령으로 출마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정치적 동기로 인한 암살'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민주당원 수십 명의 이름을 적은 표적 목록을 소지하고 있었다.

미네소타 트리뷴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 표적 목록에 낙태 시술을 하는 의사들도 있었으며, 월즈 주지사와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자의 룸메이트를 인용, 볼터는 평소 근본주의 성향 기독교인이며, 낙태에 반대했고, 지난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 사건은 주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 공격으로 보인다"면서 "팸 본디 법무장관과 FBI가 현재 상황을 조사 중이며, 법의 최대한도 내에서 엄정히 기소할 것이다. 미국에서 이러한 끔찍한 폭력은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민주당 주 하원의원 멀리사 홀트먼과 그녀의 남편 마크가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인 밴스 볼터(57세) 거주지 인근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2025.06.14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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