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북미 광물협정' 제안…"동북아 긴장 낮출 대담한 계획"

38노스 설립자 조엘 위트 "美 희토류 확보-北 경제현대화 자금 마련"
"이재명 정부 출범도 트럼프에 행운…비핵화 논의 앞서 신뢰구축 계기"

2018년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와 행정부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광물 안보 협정'을 미국과 북한이 체결한다면 역내 전쟁 위험이 감소해 남북한은 냉전 종식으로 향할 수 있다고 미국의 동북아 안보전문가가 1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최근 친서 전달을 시도한 사실이 이날 백악관 대변인의 간접 시인으로 확인된 상황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의 공동설립자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이날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상당량의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은, 가능성이 작아 보일지라도,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미국과의 광물 협상국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트는 "제2의 한국전쟁 위험은 현실"이라며 남북한은 지난 10여년 간 미국과 중국의 개입이 뒤따를 수 있는 군사 충돌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러 간 방위조약과 러시아의 첨단 기술 공유를 언급한 뒤 "다음 위기는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며 긴장 완화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과의 광물 개발 협력은 이 같은 안보 위험을 막기 위한 협정의 핵심 내용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북한과 미국이 광물 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은 첨단 기술 분야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를 공급받을 수 있고, 북한은 그 수익을 경제 현대화에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광물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선 양국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필요한 조치로 △외교 관계 수립과 △대북 제재 해제를 언급했다.

위트는 또한 "긴장 고조시 어떤 합의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다"며 경제 협력을 위해선 미국의 안보 우려와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 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비핵화는 논의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통제와 동북아 국가 간 신뢰 구축 과정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김정은 총비서와의 관계에서 북한의 경제 발전 지원을 중요한 부분으로 삼았던 트럼프에게 광물 안보 거래는 매력적일 수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는 이재명 정부 출범은 트럼프에게 행운"이라고 짚었다.

위트는 남북한은 과거에 북한의 광물 자원 개발에서 협력한 사례가 있고, 또 북한은 2018년 중국에 희토류 광물과 태양광 패널 투자로 교환하는 25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제안한 적 있다고 언급했다.

위트는 "미중 무역전쟁이 진정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의 관계가 개선되면 러시아와 중국은 암묵적으로 협상을 지지하게 될 수 있다"며 "이 지역의 긴장을 낮추는 것도 그들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과의 광물 안보 협상은 대담하지만 힘든 작업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담한 계획이 파괴적인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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