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외원조 삭감 파괴적" 인정에도…"왜 우리 돈만 바라냐"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서 공개 비판
트럼프 USAID 예산 삭감에 남아공 HIV 대응 마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단행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대외원조 삭감의 결과가 "파괴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외국이 국제 원조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외원조 삭감이 아프리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는 "(대외원조 삭감 영향은) 파괴적"이라며 "나는 다른 나라들과 이야기했다. 우리는 그들도 돈을 내고 돈을 쓰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기조하에 USAID의 대외원조 예산을 90% 이상 삭감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간면역바이러스(HIV) 대응 프로그램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대외 원조에) 많은 돈을 써 왔다.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는 크고 엄청난 문제다.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항상 돈을 내달라고 요청을 받는데, 다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적 지원 공여국이었다. 유엔의 전 세계 누적 기부액의 최소 38%를 차지한다. 미국은 지난해만 대외 원조에 610억 달러(약 84조 원)를 썼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USAID를 통해 집행됐다.
미국은 지난 2023년 남아공에 5억 달러를 지원했으며 대부분은 의료 분야에 사용됐다. 하지만 이 지원의 대부분이 철회됐고, 남아공은 HIV 예방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남아공에서는 성인의 5분의 1, 즉 800만명가량이 HIV에 걸린 상태다.
에녹 고동과나 남아공 재무장관은 미국의 원조 삭감으로 발생한 4억3000만 달러 규모의 재정 부족분을 메울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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