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의회 연설서 바이든 16번 이례적 언급…"미래 아닌 과거 응시"

첫 의회 연설서 전임자 두 번 이상 언급 사례 없어…"놀랍고 이례적"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엔 오바마 언급 1차례…"책임 떠넘기려는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가진 연설서 "알래스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에 일본, 한국 등이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3.0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을 한 가운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16차례나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1시간 39분가량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 등으로 칭하면서 최소 16차례 이상 언급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2001년)까지 20년 이상을 되짚어봐도 대통령이 첫 의회 연설에서 전임자를 두 번 이상 언급한 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017년 1기 행정부 당시 첫 의회 연설에선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1차례만 언급했다. 대신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이민 개혁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협력을 통한 양국 여성 기업가 지원 등을 강조했다.

전임 행정부와의 비교는 선거가 다가오는 임기 후반부에 흔히 나타난다. 바이든 전 대통령도 지난 2024년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12차례 이상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달걀 가격과 국경 문제 등 다양한 사안과 관련해 바이든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은 자신의 임기 초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중요한 지표로 여겨왔던 주식시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를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관세 폭탄을 남발하자 캐나다와 중국 등 상대 국가들도 보복관세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결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이날 지난해 대선 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대통령들이 첫 의회 연설에선 과거를 돌아보기보다 미래를 내다본다는 점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놀랍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