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정자라더니" 흑인아기 낳고 친부모에 뺏긴 여성…난임병원에 소송
아기 낳고 보니 흑인이라 충격…친부모에 아기 넘겨줘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병원 측에서 금발에 푸른 눈인 백인 남성의 정자를 기증해 준다고 했는데, 출산해 보니 피부색이 어두운 아프리카계 아이였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사진작가 크리스테나 머리(38)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다른 사람에게 가야 할 배아로 임신하게 된 것이다.
머리는 NBC 방송 인터뷰에서 "전혀 모른 상태로 내 의지 없이 나와 생물학적으로 관련이 없는 아이를 뱄고 출산 후에야 알았다"면서 난임병원 측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머리가 배아를 이식받은 건 2023년이다. 그는 같은 해 12월 출산 직후 뭔가가 잘못됐음을 인지했다. 자신은 백인이고, 기증받은 정자의 주인도 금발의 푸른 눈 백인이라고 들었는데 태어난 아이가 흑인이었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줄 알았는데 가장 무서운 순간이 됐다"며 "처음 아기를 볼 때 느껴야 할 사랑과 기쁨이 두려움으로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머리는 혹시 자기 난자가 엉뚱한 정자와 수정된 건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아기의 DNA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난자는 머리의 것이 아니었고 생판 남의 아이였다.
머리는 이 사실을 병원에 알렸고 병원은 이를 아기의 친부모에게 통보했다. 아기의 친부모는 머리를 상대로 양육권 소송을 냈고 머리는 법정에서 아기를 넘겨줘야 했다.
하지만 머리는 아기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자신과 전혀 다르게 생겼어도 아기와 함께 지내다 보니 애정이 생긴 것이다.
그는 "DNA 검사 이후에도 나는 아기를 여전히 사랑했고 내가 키웠으니 내 유전적 아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리는 자신의 배아가 다른 부부에게 이식됐는지, 여전히 병원에 보관 중인지 병원 측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병원 측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난임 클리닉의 실수로 엉뚱한 사람의 배아로 출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뉴욕에 거주하는 한 부부는 같은 이유로 캘리포니아주의 난임 클리닉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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