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수감자 교환 협상에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 관여

트럼프-푸틴 통화 맞춰 맞교환…러 국부펀드 CEO도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마약 소지 혐의 등으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3년반째 복역 중 석방돼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마크 포겔을 환영하고 있다. 2025.02.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러시아 감옥에 수감된 미국인의 석방 과정에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와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최고경영자(CEO)가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12일(현지시간) 최근 이루어진 러시아와 미국 간 포로 교환 협상에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CEO가 참여했다고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러시아 간 수감자 교환 협상을 주도해 오고 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미국과의 정상회담 장소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예프는 미국에서 공부했던 경험이 있는 골드만삭스 은행원 출신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러시아와 트럼프 간 초기 접촉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러시아가 미국인 투자은행가 마이클 칼비를 석방할 당시에도 협상에 관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빈 살만 왕세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키릴이라는 러시아 출신 신사는 이 사건에 많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교환 협상은 12일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 맞춰 성사됐다. 미국은 러시아의 암호화폐 거물인 알렉산더 빈니크를, 러시아는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을 각각 석방했다.

빈니크는 2017년 그리스에서 자금세탁 혐의로 체포돼 2020년 프랑스로 송환된 후 2022년 8월 프랑스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 후 다시 미국으로 인도됐다.

포겔은 국제학교인 모스크바 앵글로아메리칸 스쿨에서 10년간 역사 교사로 근무한 인물이다. 그는 2021년 미국에서 무릎 수술을 하고 처방받은 의료용 마리화나를 러시아에 반입하려다 적발돼 체포됐다.

양국은 협상을 통해 지난해 약 24명의 수감자를 석방했다. 이 중 16명은 러시아에서 서방 국가로, 8명은 서방 국가에서 러시아로 돌아갔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