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소수인종 채용 확대' 포기…트럼프 DEI 정책 철폐 영향

구글, 2020년 임원진 중 소수인종 비율 30% 확대 목표 설정
메타·아마존 등 미국 기술기업 DEI 프로그램 줄줄이 철폐

미국 뉴욕시 맨해튼 자치구에 있는 구글 건물에 간판이 붙어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구글이 소수 집단에서 인력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하고 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DEI)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미국 전역과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계속 투자할 것이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글은 항상 우리가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곳에서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모든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모든 이를 공정하게 대우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또한 이메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DEI 정책을 철폐하는 행정명령과 이에 대한 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법적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프로그램에 필요한 변화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도 2025년 연례 보고서에서 "우리는 모든 업무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추구하며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용자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인력을 확대하는 데 전념해 왔다"는 문장을 삭제했다. 이 문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의 보고서에는 포함되어 있었다.

구글은 지난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인종 차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2025년까지 임원진 중 흑인 등 소수인종의 비율을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지난해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 업계에서 흑인과 라틴계의 비율은 각각 5.7%와 7.5%에 그쳤다.

그럼에도 구글이 소수자 채용 목표를 포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DEI 정책을 철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두 건의 DEI 정책 철폐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각각의 행정명령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다양성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DEI와 기타 기후정의 관련 부서 등 직책을 해고하라 내용과 상장 기업, 대형 비영리단체, 재단, 주·지방 변호사 및 의료 협회, 대학 기금 등을 대상으로 다양성 프로그램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도 지난달 직원들에게 "미국 내 DEI 정책과 관련된 법적·정책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DEI 정책을 감독하는 팀을 해체했다.

아마존도 지난해 12월 직원들에게 2024년 말까지 일부 다양성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알렸고, 홈페이지에서도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은 비즈니스에 이롭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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