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쿠바 테러지원국 재지정…쿠바 "오만에 취해" 반발(종합)

바이든이 테러지원국 제외한 지 6일 만에 재지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현지시간)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을 하고 있다. 2025.01.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포함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쿠바를 제외하기로 한 지 6일 만에 이 조치를 철회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전임자의 결정과 일련의 긴 행정명령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백악관은 "쿠바가 지난 6개월간 국제적 테러 행위에 어떤 지원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쿠바가 부당하게 구금된 상당수의 정치범을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하고, 이에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1982년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으나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임기 종료 직전 쿠바를 다시 테러지원국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외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 78개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잇달아 서명했다.

쿠바 정부는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함과 진실을 무시하는 행위로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며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의 목표는 지배를 목적으로 쿠바에 대한 잔혹한 경제 전쟁을 계속 강화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후 X에 올린 별도의 게시물에서 "트럼프가 부과한 극단적인 경제적 포위 조치의 결과로 우리 국민 사이에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쿠바에서 미국으로의 이주 흐름도 크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도 X를 통해 "오만에 취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근거 없이 쿠바가 테러리즘을 지원한다고 판단한다"며 "그는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의 목표는 쿠바에 대한 제재와 경제 전쟁을 늘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