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신음모론자' 케네디 주니어에 자폐증 연관성 조사 시킬 듯

미국 NBC방송 '밋더프레스'서 시사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 무소속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4.08.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에게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제안할 것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NBC방송의 '밋더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케네디의 백신에 대한 견해에 대해 말하면서 자폐증 문제를 꺼내자 이같이 말했다.

당선인은 "누군가는 알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자폐증 사례가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케네디 주니어 지명자가 이를 조사할 것인지 묻는 말에 "어떤 것에도 열려 있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내 말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면서 "백신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물속의 염소일 수도 있다. 아시다시피 사람들은 다양한 것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자폐증 진단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00년에는 150명 중 1명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 미국 어린이 36명 중 약 1명이 자폐증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자폐증 진단이 증가하는 것이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분류되는 증세의 식별 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이론은 1998년 한 영국 연구자가 홍역·볼거리·풍진 백신(MMR)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다고 주장하는 의학 저널 기사를 발표한 이후 널리 퍼졌다. 해당 논문은 이후 철회됐고 저자는 의사 면허를 박탈당했다.

그 후 다수의 연구에서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이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하지만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 8월의 한 인터뷰에서도 "자폐증이 백신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 여전히 백신음모론을 믿고 있음을 시사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