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의회 합동연설 가진 바이든 "전진하는 美, 멈출 수 없다"(종합2보)

'경제 및 인프라 투자 계획' 설명하는 데 다수 시간 할애
"中과 경쟁 원하지만 갈등 원하지 않아…北, 심각한 위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4월2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박수를 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김정률 정이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가진 가운데 주로 '국가 경제 및 인프라 투자 계획'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외교 정책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같은 의료 문제에 대해서도 주요하게 언급했다.

그는 이날 총 65분간 연설했으며 CNN에 따르면 경제 부문에 10분38초로 가장 많은 시간을 썼다. 뒤이어 외교 정책에 6분11초, 인프라 정책에 5분4초, 헬스케어와 코로나19 회복 문제에 있어 각각 4분56초와 4분32초를 사용했다.

또 총기 규제를 강조하는 데에 3분47초, 라이벌인 중국과 관련해서는 2분30초간 언급했다.

이날 행사는 예년과 다른 상황들로 눈길을 끌었다. 우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이 대폭 줄어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아울러 연단에 선 바이든 대통령의 뒤로 여성들이 자리해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권력 서열 2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으로, 미국 역사상 대통령 의회 합동연설에서 여성 두 명이 의장석에 나란히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美, 새롭게 부상…초대형 예산안에 힘 실어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첫머리에 코로나19로 힘겨웠던 지난날을 되새기는 한편 "미국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미국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취임 100일 내 코로나19 백신 2억회분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음을 강조하며 "연방정부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했다. 우리는 약 4만개에 달하는 약국과 700개 이상의 지역 보건소에 백신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역사회 예방접종 사이트를 개설하고 백신 접종 장소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민들을 위한 이동 부대도 배치했다. 이로써 오늘날 미국인의 90%가 백신 접종 장소에서 5마일(약 8㎞) 이내에 살고 있다"며 "16세 이상이라면 모두 (접종) 자격이 있고 바로 나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 예방접종을 받으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내놓은 자신의 '초대형 지출 예산안'의 성과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첫 번째 초대형 예산 지출안이었던 코로나19 경기 부양안(미국 구제 계획)으로 미국인들의 일상이 보다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구제 계획 덕분에 우리는 올해 미국의 어린이 빈곤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며 "또 이 과정에서 경제적으로는 100일 만에 130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 경제가 6%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것은 거의 4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 속도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움직이고 있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달 내놓은 두 번째 대형 예산 지출안인 인프라 투자 계획안(미국 일자리 계획)이 미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설득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장 큰 일자리 계획"이라며 그간의 노후한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풍력 터빈의 날개가 베이징 대신 피츠버그에 지어질 수 없는 이유는 없다. 미국 노동자들이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생산에서 세계를 이끌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의 일자리 계획은 좋은 보수를 주는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일자리 계획에 대한 모든 투자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원칙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바이 아메리칸은 연방 정부의 기간 시설 구축, 자동차 등의 장비 구매 시 미국 제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산품 이용을 독려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첨단 배터리, 생명공학, 컴퓨터칩, 청정에너지를 개발하고 지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세 번째 초대형 예산 지출안인 미국 가족 계획을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를 위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 가족, 즉 우리 아이들에게 한 번뿐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가족 계획에는 3~4살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취학 전 2년간의 무상교육 및 고교 졸업 후 2년간의 무료 커뮤니티 칼리지 교육 등 공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중·저소득 가정이 5세 이하 아동 보육에 소득의 7% 이상을 쓰지 않도록 보장하는 한편 최대 12주의 육아 휴직과 병가를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코로나19 경기 부양안에 담겼던 인당 3000~3600달러(약 332만~398만원) 아동 세액 공제를 2025년까지는 연장하자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4월2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연설에 도착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연설문 복사본을 주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부유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대규모 감세 정책을 폄으로써 '엄청난 횡재'를 맞았던 최상위권 기업들에 대한 조치이자 본인이 펼치는 초대형 예산안에 대한 재원 마련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그는 "나는 40만 달러(약 4억4280만원) 미만의 소득자들에게는 어떤 세금 인상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미국 기업들을 비롯해 가장 부유한 1%의 미국인들이 정당한 몫을 지불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은 세금을 속이는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를 단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 인권·자유 중요…백인 우월주의 안돼"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 부문에 있어서는 중국이 미국의 주요 경쟁자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을 이날 총 네 번 언급됐다. 북한은 단 한 번 거론됐다.

중국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앞선 대화에서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은 환영하지만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전반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옹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마찬가지로 인도-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을 주둔시켜 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미국은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에 있어 우리의 약속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긴장이 고조되길 원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들의 행동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후변화와 같은 공통적인 대응이 필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협력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인도, 유럽연합(EU)에 이르기까지 주요 정상들을 초청해 기후정상회담을 열었었다.

그는 중국, 러시아 외 이란, 북한에 대해선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미국과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 및 엄중한 억제력으로 양국 위협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9월11일까지 철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 군대를 집으로 데려올 때"라며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에도 조국에 대한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인 우월주의' 테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질식사시킨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형사 사법 제도에서 조직적인 인종 차별을 뿌리뽑고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경찰 개혁을 시행하기 위해 모여야 한다"며 플로이드 사망 1주기인 다음달까지는 이 문제를 끝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로써 흑인, 백인, 라틴계, 아시아계 미국인, 아메리카 원주민 등 더 많은 미국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총기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전염병인 총기 폭력으로부터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내 능력으로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이제는 의회도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민자 문제에 있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에 대해 우리의 지칠대로 지친 전쟁을 끝내자"며 "30여년간 정치인들은 이민개혁에 대해 말만 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제는 그것을 고칠 때"라고 언급했다.

또 성적 소수자(LGBTQ) 문제와 관련 "의회가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평등법을 내 책상으로 가져올 수 있길 바란다"며 "집에서 지켜보고 있는 모든 트렌스젠더 미국인 등 모두 여러분의 대통령이 여러분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반론 연사로 나선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은 초대형 인프라 법안에 대해 "우리 경제를 축소시키는 인프라 지출은 상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새 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째이지만 대통령과 그의 정당이 보여준 행동은 우리를 멀리 떨어뜨려 놓고 있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