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트럼프, 민주주의 목 졸라도 법치는 못 이겨"
'우편투표 확대=부정선거' 주장에 "비열한 전략" 비난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통령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미국의 법치는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의 고어 전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주최 '로이터 뉴스메이커' 포럼 행사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우편투표에 의한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들에게 선거결과에 대한 의심을 미리 심어놓기 위한 비열한 전략"이라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다(put his knee on the neck of democracy)"며 "그에겐 사회구조와 미국민의 정치적 균형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데 대한 거리낌이 전혀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목을 짓누르고 있다'는 고어 전 부통령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지난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이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한 사건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이후 미 전역에선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연이어 벌어졌다.
최근 미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 확대를 검토하는 주(州)가 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민주당이 코로나19를 틈 타 선거를 훔치려 한다. 그들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정선거밖에 없다"며 우편투표 확대가 대선결과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로부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패할 경우 그 결과에 불복해 재선거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듯, "미국민들은 선거일 뒤에도 결과 집계에 며칠이 더 걸리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며 "개표 초반엔 승리한 것처럼 보이던 후보가 최종 개표 뒤엔 결국 패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의 경우 지난 2000년 대선 때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초접전을 벌인 끝에 재검표까지 간 적이 있다. 그러나 공화당 성향 판사들이 많았던 연방대법원이 재검표 중단을 명령하면서 불과 537표차로 부시가 최종 승자가 됐고, 이 같은 선거결과가 확정되기까지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고어 전 부통령은 당시 자신이 법원 결정에 승복했던 데 대해선 "대법원 판결과 폭력혁명 사이엔 중간 단계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나라를 찢어놓을 방법은 언제든 찾을 수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미국)에 현명한 길이 아니다"고 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지면 그의 임기는 헌법에 따라 내년 1월20일 끝난다"며 "이는 그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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